장강칼럼 - 자존심(自尊心)과 자존감(自尊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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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자존심(自尊心)과 자존감(自尊感)
  • 장강뉴스
  • 승인 2021.07.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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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만족할 줄 알면 욕을 당하지 아니하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아니하다.’라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온 말이다. 본문에는 가이장구(可以長久)라는 사자성어가 덧붙여진다.

최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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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아니하니 오래도록 편안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은 옛날 우리 조상들은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자기 생활에 만족하며 지족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인 줄 알아, 나누며 선행은 오늘날까지 칭찬을 받는다.

자존심은 제 몸을 굽히지 않고 스스로 높이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어떤 것에 대하여 스스로 만족스럽게 여기는 느낌을 말한다.

또, 자존심은 나는 잘났다면서 자신을 지키는 마음이고 자존감은 나는 소중하다면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오래전에 일본 최고의 명문 공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천재 학생이 공부를 더 하라는 교수와 선배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회사에 취업하기 위하여 마쓰시다 전기회사에 입사지원서를 접수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석을 놓친 적이 없고 항상 남보다 우수한 성적을 주위 사람들한테서 부러움의 대상인 천재 학생이었기에 공부를 포기하고 취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남들이 이해 못 하는 숨은 뜻이 있을 것이다고 생각하였다.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 천만뜻밖에도 합격자 명단에 천재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그는 몇 번이고 확인하였지만, 분명히 자신의 이름이 없었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던 천재는 분명히 수석으로 합격 될 것으로 자신했는데 수석은커녕 합격자 명단에도 오르지 못한 것이다.

당당한 모습으로 발표를 기대했던 그는 풀이 죽은 채 환호하는 합격자와 합격자 가족들을 뒤로하고 핏기가 없는 얼굴로 힘없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집에 돌아온 그는 그날 저녁 평생 처음 맛본 불합격에 따른 좌절감과 자존심이 상한 것을 이기지 못하고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영원한 잠에 빠지고 말았다.

다음날 가족들은 이미 숨을 거둔 그를 발견하고 큰 슬픔에 빠져 오열하고 있을 때 긴급전보로 합격통지서가 도착하였다.

그는 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한 실력으로 합격했던 것이고 수석으로 합격하였기 때문에 일반 합격자 명단에 넣지 않고 별도로 적혀 있는 그의 이름을 실무자 실수로 합격자 명단에서 빠뜨린 것이었다.

당시에는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되었으며 회사의 실수로 천재를 죽였다고 비난하는 보도가 연일 쏟아졌다.

그 천재 청년은 자존심 때문에 자존감을 포기한 사람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사건이 잠잠할 무렵, 한 기자가 그 회사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을 찾아가 인터뷰하며 그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회장은 당시 회사의 실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 말하였다.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뜻밖의 말에 기자가 그 이유를 묻자, 총수는 말을 이었다. “단 한 번의 실패를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심약한 사람이라면 다음 중역이 되었을 때 만약 회사가 위기에 봉착한다면 모든 것을 쉽게 포기함으로써 회사를 엄청난 위기에 빠뜨리고 전 사원의 삶이 걸려 있는 회사를 비극으로 끝을 맺는 우를 범할 수 있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세익스피어는 “달성하겠다, 결심한 목적을 단 한 번의 패배 때문에 포기하지 마라”고 하였다. 발명왕 에디슨아 전구를 발명하기까지 수천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2번의 실패로 깨끗이 포기했을 일을 말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가 있다. 내가 나를 존중해야 남도 존중해 줄 수가 있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남의 탓이나 남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무시하지 않는다. 자존감 있는 사람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포용하고 양보하며 겸손한 삶을 살아간다.

인일시지분(忍一時之忿)이면 면백일지우(免百日之憂)니라. 한때의 분한 것을 참으면 백날의 근심을 면할 수 있으리라.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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