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상표권’이 뭐길래 개인 소유자 11억 제시 ‘강진군민들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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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상표권’이 뭐길래 개인 소유자 11억 제시 ‘강진군민들 황당’
  • 김채종 기자
  • 승인 2021.07.12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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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 “매매 의사 소유자가 먼저 제시, 검토 결과 논의 가치 없어”
주민들 “다산 선생 이름에 먹칠하지 말라. 통곡할 일이다” 분노

 

강진에서 때아닌 ‘다산 캐릭터’ 관련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강진군이 출원한 다산 정약용 캐릭터가 남양주시가 2007년 출원한 다산 캐릭터와 닮았다고 한 매체에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남양주시가 별도의 유사성 검토나 대응을 하지 않기로 공식 입장을 밝히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다산 캐릭터를 형상화한 상표권을 가진 한 군민이 강진군에 다산 상표권을 11억에 팔아먹으려다 들통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황당함을 넘어 군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달 한 언론 매체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상표권 주인이 군의회를 움직여 군청에 상표권 바가지를 씌우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문제가 된 11억 다산 상표권 매입 사건 발단에 대해서는 강진군이 ‘다산문화진흥 기본조례’에 근거해 지난 3월부터 A씨가 보유한 ‘강진 다산 조청’이라는 상표권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 때부터였다.

해당 상표권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한복을 입고 엄지 척을 하는 그림 아래 ‘강진 다산 조청’이라고 쓰여있다.

그러나 협상은 곧 종료됐다. 상표권의 효용가치와 상표권 가격 자체가 11억이라는 워낙 비싼 데다 군청 자문변호사에게 문의한 결과,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와서였다.

11억 원이라고 군청에 가격을 제시한 상표권 소유자 A 씨는 “거창국제연극제 상표 가치가 17억 원이라는 판결이 나와 최종 10억 원에 조율됐다는 내용을 인터넷으로 보고 착안한 것”이라며 “거창국제연극제보다는 다산의 가치가 높다. 자존심상 1억 원을 더 올려 11억 원으로 결정하고 성사될 시 1억 원을 군청에 기부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해프닝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지만 군민들은 이런 황당한 사건을 ‘누가 계획 했는지’ 소상히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진군 관계자는 “다산 캐릭터 소유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 것이 전부였다”라며 “기업도 아니고 기관에서 상표권을 사서 어디에 쓰겠냐, 논의할 가치도 없었다” 며 딱 잘라 말했다.

이에 상표권 소유자 A 씨는 “강진군이 먼저 상표권 판매를 제안해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가 주장한 군에서 먼저 제안했다는 말에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지난해 강진군의장을 만나 제안했고, 강진군수 면담에서 제안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달 A씨가 이승옥 군수 면담을 요청해 군수실에서 상표권 매입 제안을 하자 이 군수가 면담자리에 농산과장, 다산박물관장을 배석시켜 자세한 사항을 듣고 매입추진이 아닌 검토 지시를 내렸다.

이후 담당 과장은 검토 결과 ‘다산문화진흥 기본조례’ 취지에 맞지 않아 취득할 필요성이 전혀 없어 매입하지 않겠다고 A 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다산 상표권 매매를 주선했다는 의혹을 받은 위성식 강진군의장은 “작년에 A씨가 상표권을 군에서 매입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을 하자 군 관계자에게 필요하면 매입 검토를 해보라는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다” 며 “최근 A씨가 11억 원이라는 고가를 부를지는 꿈에도 몰랐다” 며 황당해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강진주민은 “강진 특산품 중 하나인 다산 조청은 개인이 잘 운영하고 있는데 개인이 가진 상표권과 제조법을 굳이 군에서 비용을 들여서 매입해 관리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기업이나 개인이 사용하는 다산 관련 디자인이나 상표는 그 나름대로 인정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군에서 행정적 지원을 하면 된다” 며 “강진군은 지금부터라도 다산을 강진의 브랜드로 확립하기 위해 다산 관련 디자인.상표 등록.실용신안 등 새롭게 연구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고 조언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다산이라는 이름은 어느 한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리사욕에 눈멀어 다산을 팔아먹지 말라” 며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이 모습을 봤다면 자기 이름에 먹칠했다며 통곡할 일이다” 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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