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 초저녁 분꽃

오대환 시인

2017-09-01     장강뉴스

씨 뿌린 적 없는데
지난해 피었던 자리에
예쁜 꽃을 피웠어요

여름밤을 서늘하게 하려나
나이 들수록 정이 가는
고운 분꽃

할말 많은 세상을 향해 내민
분꽃, 네 입술을 보니
피다만 꽃이 있을까싶다

저녁밥 지을 시간 알려 주며
하얀 분紛을 담는 분꽃

어두움을 향해 여는
알록 달록 초저녁 분꽃

▲ 오대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