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 김남현 시인

봄 가뭄 비애

2017-06-12     장강뉴스

예기치 않는 봄 가뭄에
밭작물 눈물짓고
갓 심은 벼 포기 생기 잃어
병자처럼 야위어간다.

빗줄기 그리움에
농부는 근심이 서 말인데
천상은 외면한 채
나날 푸르기만 하다.

서릿바람 먹구름 돌면
큰비 쏟아질 텐데
텅 빈 거북 등 저수지 바닥이
애잔한 아픔으로 다가선다.

양철지붕 두 둘며
밤새 떠들어도 좋으니
장대비야 날 밤새워 내려라.

▲ 김남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