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강종옥(강진소방서 현장대응단)
내 주위에 소방시설은 무엇이 있는가?
2017-02-26 장강뉴스 기자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불길이 축사 밖으로 나오고 있었고, 주위에는 소화기가 10여개 나뒹굴고 있었다.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해보려 했으나 불길이 커져서 건물 전체로 확대되어 버린 것이다.
불을 다 끄고 나서 소방서를 돌아오면서 느낀 것은 처음에 불이 나서 소화기로 대처하였으나 불길을 잡지 못하였을 때 건물 외부에 있는 소화전을 사용하였으면 건물 전체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관창, 호스, 소화전 등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고 성인 남성 10여명이 있었는데도 고가의 소화장비인 옥외소화전을 사용하지 못해 많은 재산상의 피해를 본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소방시설이 많이 있는데 사용법을 몰라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는 경우를 많이 본다. 대표적인 소화기구인 소화기와 옥내소화전의 사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화재가 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진압이며 이 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소화기다. 초기 진압에 있어 소화기는 소방차 안 대의 위력과도 맞먹는다고 한다. 불이 나면 먼저 안전핀을 뽑고 노즐을 빼 불이 난 곳을 향한 다음 비로 쓸듯이 뿌려준다. 분말식 소화기를 사용할 때의 주의할 점은 야외에서는 바람을 등지고 뿌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소화기를 분사할 때에는 불이 난 지점에 골고루 넓게 뿌려야 한다.
옥내소화전이란 건축물의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진화가 가능하도록 건축물 내에 설치하는 고정식 물 소화설비이다. 옥내소화전은 비교적 큰 불도 소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평소 소방훈련과 교육을 통해 사용법을 숙지하시는 것이 나중에 화재상황을 대비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옥내소화전의 사용 방법은 우선 화재가 발생하면 옥내소화전 위쪽에 위치한 비상벨을 눌러 화재 사실을 주위에 알리고 소화전함을 열어 호스와 관창을 화재지점으로 이동시킨다. 호스 전개가 끝난 후 앵글밸브를 열어 호스에 물을 채운 후 관창을 열어 화점을 향해 방수하면 소화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화기와 옥내소화전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이와 더불어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소방출동로를 확보해 소방관들의 진압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소방 출동로는 남이 아닌 내 가족, 내 이웃을 위한 생명로이며, 우리 모두에 대한 배려이자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방차량 길 터주기’와 ‘소방통로 확보’에 적극 동참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통해 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더 나아가 대형재난 예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