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임영관 강진취재 본부장

오규석 기장군수가 그리워진다

2017-02-12     장강뉴스 기자

▲ 임영관(강진취재본부장)
지난 1995년 6월 민선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됐다.
지방자치는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본격적인 풀뿌리 민주주의가 시작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주민 스스로의 의사와 책임에 의해 지방행정 일을 처리하는 주민자치와 국가에서 독립된 지방단체에서 행정사무를 처리하는 자치단체가 결합된 의미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 국민이 주인임을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1년이 지난 지금 지방자치 무용론과 회의적인 생각을 갖은 국민들이 적지 않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일부 지자체는 단체장과 의원들의 범법행위와 부도덕한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자체장은 뇌물 수수, 선거법 위반, 권한 남용, 공무원 인사비리 등 사유도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뇌물이다. 또한 알려지지 않은 이면에는 각종 이권사업을 통해 선거 때 도와준 측근, 친인척 챙기기가 비일비재 하다는 것은 ‘최순실 게이트’와 유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선거로 인한 주민들간의 분열과 갈등, 상대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밥 줄 끊어’ 놓는 일까지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일부 지역 단체장의 부인은 도를 넘는 ‘갑질’이 이어지고 있는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다.
여직원은 관용차량으로 군수 부인을 교회와 각종 행사장에 의전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 댓가로 승진인사에서 보은을 받기도 한다.
4년짜리 임기제 시장, 군수직을 이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연상케 한다.
그런데 국정농단의 사태에 본보기가 될 만한 지자체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이례적으로 영남출신이면서 강진을 방문한 부산광역시 기장군 오규석 군수다.
새누리당 출신이 아닌 무소속 군수여서 더욱 그렇다.
오 군수를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의 청렴성과 행정능력 때문이다.
전국 최초로 '대한민국 지자체 생산성 대상'을 6년 연속으로 수상하고, 한국 지방자치 경쟁력지수에서는 전국 종합 3위, 전국 군단위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전국에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도 그의 이력을 높게 사고 있다.
그가 쓴 선거비용은 법정선거비용의 27% 밖에 안 되는 3580만원에 불과하다. 선거사무원도 쓰지 않았다.
군수 취임 후 업무추진비를 한도액의 3분의 1만 사용해왔던 그는 올해부터 아예 없애버렸다. 그는 “선출직 공무원의 최대 경쟁력은 깨끗함” 이라며 “공직을 치부나 축재의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된다”고 했다.
오 군수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기장시장을 비롯한 관내 시설물을 점검하고, 일과 중에는 주요사업장이나 민원현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저녁 6시부터 ‘잠재우지 않는 야간군수실’을 운영하여 일과시간 중에 만나지 못한 민원인을 만나, 관련 부서장과 의논하여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후에는 민원현장 점검 및 관내시설물을 점검하고 11시쯤 귀가한다.
선거를 도와준 친인척이나 측근들은 멀리 한다. 오히려 관급공사나 인사에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더 높은 자리로 가기 위해 ‘쇼’라는 말들도 하지만 그의 왼손을 보면 누구나 인정하게 된다.
오 군수는 “진짜 소통은 손을 맞잡고 눈을 보면서 서로를 부대끼며 진심을 읽는 것이지 SNS이나 페이스북에 몇자 적어 놓는 것은 아니다. 진정성이 없으면 진짜 소통 때는 불통이 된다” 며 “진정성이 있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오 군수의 정치와 행정의 목적은 분명하다. 그것은 오로지 군민의 행복이다. 묵묵히 민심을 살피고 군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것이다.
군수는 선거직이다 보니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과 표를 의식한 선심성 행정은 결국 군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결국은 군민들에게 외면당하게 될 것이다.
군수는 군민의 주인이 아닌 군민의 상머슴으로 군민의 행복을 위해 일할 책임과 의무를 결코 잊어선 안된다. 강진 장흥에도 이런 오 군수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