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맨부커상’ 한강 작가에 축전 거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5.18민주화운동 관련 소설 써
2017-01-16 임순종 기자
한강, ‘최순실 게이트’ 전 “청와대서 부르면 안간다” 밝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문체부가 당시 축전을 보내자는 의견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을 거쳐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지만 이를 거절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가 5·18 민주화운동을 희생자와 유족의 증언 형식으로 서술한 ‘소년이 온다’라는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거부했다.
이에 한 작가의 아버지이자 작가인 한승원 선생은 “축전을 안 받는 게 오히려 잘된 일” 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축전을 반가워하지도 않을 것이고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강 작가도 맨부커상 수상 직후 “청와대에서 불러도 안 갈 생각이다” 고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승원 작가는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학이라는 게 우리 사람의 소양을 만드는 거다. 문학을 읽지 않는 판검사, 문학을 읽지 않는 장관이라든지 대통령들은 서민들의 삶을 모른다고 힐난했다.
또 한 작가는 문학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거다. 문학을 잘 아는 의사, 문학을 잘 아는 판검사, 문학을 아는 기업인들이 많아야 그 나라가 진짜로 융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블랙리스트에 들어간 것을 우리 문인들은 영광스럽게 생각하는데, 딸은 블랙리스트에 들어갔는데 아비는 블랙리스트에 들어가지 않아서 부끄럽다며 인터뷰를 했다.
한강 작가의 부친인 한승원 작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 이런 소설들을 집필한 한국 문단의 대원로로 지금도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2014년 베니스 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커미셔너와 2015년 쇼팽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 피아니스트에게는 축전을 보냈다. 이외에도 2013년 피겨 김연아 선수, 골프 박인비 선수, 태권도 김소희 선수 등에게도 축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