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유교학당, 탐진강(예양강)변 8정자 2차 답사

2025-04-30     위창복 기자

 

장흥 유교학당(회장 위승복) 회원 20여명은 지난 4월 29일 용호정과 창랑정 등 탐진강(예양강)변 정자를 답사했다.

장흥 유교학당은 2008년 9월 10일 대성지성문선왕인 공자 인(仁)의 사상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조직한 민간주도 조직체로 매월 장흥역사와 문화, 유교에 관한 학습 연찬회를 실시하는데 4월에는 정자를 답사했다.

이날 장흥향교 원임전교인 학포 김재열, 경산 김두석, 아산 위성태, 금봉 위인환 등 회원들은 장흥 선비의 요람이였던 장흥 정자를 답사하면서 인문 교육을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었다.

오은 위승복(장흥향교 전교) 회장은 “장흥 선비들이 학문을 탐구했던 부춘정과 경호정을 3월에 탐방했는데 오늘은 영귀정과 용호정 정자을 답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동행했던 유고학당 회원인 문병길 문화관광해설사는 해설하면서 편액되어 있는 한시도 낭송했다.

◆영귀정(詠歸亭)은 전남 장흥군 유치면 장흥대로486-1 위치해 있으며, 장흥군 향토문화유산 제15호 문화재 지정돼 있다.

영귀정은 유치면 봉명산(해발213m)산자락에 위치했으나 장흥댐 건설로 수몰되어 2004년에 현재 위치에 이건하였다.

전남 3대강인 탐진강 상류 강줄기에 자리하고 있어 뛰어난 경관을 지닌 정자는 복재(復齋)위계민(魏啓旼)이 부친 위준권(魏準權)유택을 봉명산 정상에 모시고 그 아래에 터를 닦은지 4년 후 1923년 정자를 세우고 영귀정(詠歸亭)이라고 명명하였다.

복재 위계민이 썼던 상량문 기록에 의하면 정자를 지은 의미는 “옛 사람이 우러러 본 사정(思亭)을 지은 마음을 따랐으니 후손 모두는 꽃 하나 돌 하나도 훼손하면 내 아름다운 자손이 아니다” 라고 경계했던 효성을 알 수 있다.

정자 건물은 정면3칸 측면2칸 홑처마 팔작집이다. 중앙에는 앞뒷면 사이에 방1칸을 두고 남쪽으로는 대청을, 북쪽에 다시 방 1칸을 배치하고 앞에는 난간을 두른 누마루를 설치했다.

창호는 대청쪽으로 4분합을 들어 열 개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쌍 여닫이 띠살문을 달았다.

정자 안에는 현재 영귀정 상량문이 현판되어 있으나 16개 편액이 있었다.

 

■영귀정(詠歸亭) 이학로(帶隱 李學魯1867~1933)

선산 아래 강가에 정자 한 개를 짓고(楸下江頭起一亭)

영귀정이란 이름을 선조께 고하네(詠歸嘉號告先靈)

공자의 사당 앞 사수의 풍욕이 오늘까지전하니(泗水風浴傳今日)

요나라, 순나라의 문장을 이 뜰에서 바라보게 되구나(堯舜文章見此庭)

학문하는 강석엔 제자들의 위엄이 올바르고(講席摳衣儀棣棣)

술 자리엔 잔을 주고받는 분들 머리털 희끗하네(飮筵酬爵髮星星)

정자에 올라 모두 유연한 즐거움을 얻었으니(登斯皆得悠然樂)

겸선(兼善)이 홀로 깨어있는 것보다 낫다 하네(兼善優於自獨醒)

◆용호정(龍湖亭) 장흥군 부산면 용반1길213-34(용반리 545번지)위치해 있으며, 전남도 지방기념물 제68호 문화재 지정돼 있다.

장흥댐 반대편 탐진강 상류 용소(龍沼)라고 불려지고 있는 곳의 10m 되는 벼랑바위 위에 세워져 있다.

일반적으로 정자는 주변경관이 좋은 곳을 찾아 창건하는데 용호정은 어버이 효성을 위해 건립한 것 이여서 ‘효(孝)’를 가르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규문 부친 최영택은 아버지 최수인(崔守麟)이 1815년에 돌아가시자 기역산(騎驛山) 아래 장례를 모시고 3년 동안 성묘한 광경을 지켜보던 아들 4형제가 의논하여 아버지(최영택)에게는 아버지(최수인)를 뵙기 위한‘망친지정(望親之亭)’이요, 자식들에게는 선조님을 위로하는‘위친지정(慰親之亭)’이 될 것이다.”라고 합의해 1827년 봄 초가로 정자를 지어 아버지 효성을 기리었다.

정자 안에는 노사 기정진 선생의「용호정 기(記)」등 23개 편액이 있다.

■용호정(龍湖亭) 김한섭(吾南 金漢燮1838~1894)

바위 깎은 공중 아래에는 용궁인데(削石抽空下水宮)

우뚝한 정자가 강물 한 가운데 떠 있네(一亭浮在水宮中)

물고기는 푸른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노닐고(魚狀添雨長天碧)

검은 눈썹을 연 흰구름은 붉은 빛을 내리 비추네(螺黛開雲返照紅)

지나간 일들을 끝없는 고목나무에 어리고(往事悠悠看老樹)

거문고 소리는 은은하게 외로운 오동나무에서 들리는 듯하네(餘音隱隱廳孤桐)

긴긴 세월의 성묘 길이라고 말들 하지만(爲言世世省墳路)

산뜻하게 꾸민 개울과 산이 선생을 좋아할 것이네(粧点溪山好主翁)

정자 답사를 하면서 금봉 위인환 장흥향교 원임전교는 영귀정 입구에 안내판을 설치해야 하며 장흥군 향토 문화유산인 영귀정 방에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창고와 누마루에 쥐들의 배설물이 있어 행정당국에서는 관리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산 김두석 장흥향교 원임전교는 “용호정에 앉아 있으니 주변경관이 아름다워 용이 승천하는 용트름을 느낄 수 있다” 며 깨끗하게 관리된 용호정에 대해 극찬했다. 아쉬운 점은 장흥댐과 심천 생태공원을 찾는 관광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용호정 주변 잡목을 솎아내고 장흥체육 인재개발원 진입로에 용호정 안내판을 설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