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93

신작시-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의 눈빛에서 불안과 공포를 보다

2025-03-17     장강뉴스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의 
눈빛에서 
내가 보고 싶은 건 
백두산이고
압록강이고 
두만강인데 
지금 내 앞에 보이는 건 불안과 공포뿐이다 

턱을 붕대에 신세지고 있는 북한군은 병이고 
손을 붕대에 신세지고 있는 북한군은 장교인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에 따르면  
체포 당시 
북한군이 부상을 당하였음에도  
수류탄이 밀어주고 있어 
생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의 포로로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북한군이 
내 동포 내 형제이니 
내가 잡혀 있는 게 아니어도 
내가 잡혀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치 않을 수밖에……

러시아 때문에 
단 한 차례도 서로 나쁘게 지낸 적 없는  
우크라이나와 북한이 상대를 향하여 
총부리를 들이대는 걸 보면 
세상은 얼마나 비합리적인가      

머지않아 
북한군이 궤멸할 정도로 
날이면 날마다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데 
그걸 알면 
북한의 부모형제들이 
밥이 넘어가고 
잠이 제대로 오겠는가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의 
눈빛에서 
내가 보고 싶은 건 
대동강이고 
묘향산이고  
금강산인데  
지금 내 앞에 보이는 건 불안과 공포뿐이다 

김재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