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92
신작시-시니어를 위한 문예농장이 있다
시를 가까이하는
시니어로 하여금
시인을 넘보게 하는 문예농장이 있다
시인을 넘본다 하여
누구나 다
시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시니어라 하여
시인을 넘보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꽂히면 꽂힐수록 좋은 게 시이고
밝히면 밝힐수록 좋은 게 시라는 말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건 아니나
저녁이 있는 삶은 물론
낮이 있는 삶까지 즐기는
시인을 넘보는
문예농장의 시니어에겐 해당되는 것이다
시에 꽂혀
시를 밝히다가
삶을 소홀히 하여
시도 망치고
삶도 망친
시인도 한둘이 아니라는 걸
시인을 넘보는
문예농장의 시니어가 알아둬서 나쁠 게 없다
시는 마약이기에
누구든
시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걸
알고도
시에 빠진 시인도 없지 않아 있다
한편
문예농장은
시인을 넘보는 시니어의
삶의 질을 향상 시켜 주기 위하여
태어났지
시창작강사를 위해서 태어난 게 아니다
시창작강사는
시인을 꿈꾸는 시니어에게
언어에 조직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기술을
전수해 줘야지
첨삭지도란 미명 아래
시가 오르가슴에 이를 정도로
남의 시를 만져서는 안 된다
시창작강사에 의해서
다시 태어난 시가
시창작강사의 시인지
시인을 꿈꾸는 시니어의 시인지
헷갈리게 하는 시가
여기 저기 거기에 산재해 있다
시창작강사는
시인을 꿈꾸는 시니어에게
언어에 조직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기술을
전수하는 일 외에는
어떤 삿된 짓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삿된 짓이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겠으나
그 중 하나는 〇〇이다
시창작강사는
세상을 오염시키는 데 기여하지 말고
세상을 정화시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
시를 가까이하는
시니어로 하여금
시인을 넘보게 하는 문예농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