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안전한 축제가 만드는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이진희 강진군청 안전정책팀장
강진군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지역으로, 매년 다양한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강진 청자축제, 강진 하맥축제,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 등은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지역 소상공인과 관광업계에 큰 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축제의 성공은 단순히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축제 및 대규모 행사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단순한 인명 피해를 넘어 지역경제에도 장기적인 타격을 주었다. 2022년 이태원 참사, 2023년 강릉 K-POP 콘서트 사고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안전사고는 해당 지역의 관광산업과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지역 상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축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행사로 안전이 담보되었을 때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강진군은 2025년 총 10개의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22일 개막한 제53회 강진 청자축제는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찾는 강진군 대표 축제의 하나다.
축제가 성공할 경우 지역경제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관광객들이 머물면서 숙박업소, 음식점, 기념품점, 교통 등이 활성화되고, 지역 상인들의 수익은 증가한다.
하지만 반대로 축제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강진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관련산업의 매출이 급감하고, 축제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관련된 일자리가 줄어들어 실업률 증가와 방문 관광객 감소로 지역 경제는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더욱이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부상자 치료와 피해자 보상을 위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며, 사고 이후 지역 이미지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까지 발생한다.
안전사고가 빈번한 지역은 기업들의 투자 유치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안전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되면 신규 관광산업 유치는 물론, 그동안 추진 중이던 다양한 투자 기회가 지연되거나, 줄어들게 되는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우리 군은 모든 축제 전에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축제장 내 시설물, 안전요원 배치, 비상 대책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으며, 축제 기간에도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하여, 지역경제와 축제가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사전 점검만으로는 안전을 완벽히 보장할 수 없다. 보다 체계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축제장에서 군중 밀집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응급 구조팀과 안전요원을 적절히 배치하여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강진 하맥축제와 같이 술과 공연이 결합된 축제는 사고 위험성이 크므로, 출입 인원 제한 및 AI 기반 군중 밀집도 감지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QR 체크인을 활용한 방문객 등록 시스템을 통해 인원 초과를 방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축제별 특성에 맞춘 안전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축제 주최 측이 반드시 안전 점검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지역 상권과 협력하여 안전한 축제 운영 모델을 구축하고, 축제 이후에도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체험형 관광 콘텐츠 개발 등의 후속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축제가 안전하게 운영되지 않으면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관광과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축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강진 청자축제를 시작으로, 정부·지자체·지역 주민·기업이 협력하여 철저한 안전 점검과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전한 축제 운영이 정착된다면 강진군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매력적인 축제 도시로 자리 잡을 것이며, 지역경제도 더욱 활력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