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90
신작시 - 청자
2025-02-24 장강뉴스
내 눈빛이 그의 어깨를 흔들어
그가 잠에서 깨기 전에는
그는 다만
입을 봉한 하나의 장식에 불과했다
내 눈빛이 그의 어깨를 흔들어
그가 잠에서 깬 뒤에야
그는 그 자리에서
입을 열었다
그의 입에서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 가슴에 꽂혀
비췻빛 하늘로 빚은 시가 되었다
내 눈빛이 그의 어깨를 흔들어 깨운 것처럼
누군가의 눈빛이
잠든 내 영혼의 어깨를 흔들어
나를 깨워다오 내 입에서 떨어진 말도
누군가에게로 가서 시가 되고 싶어 한다
우리 모두의 입에서 떨어진 말들은
시가 되고 싶어 한다
비췻빛 하늘로 빚은
시가 되고 싶어 한다
*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