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88

신작시 - 해돋이

2025-02-10     장강뉴스

바다 밑에서
누군가가 
해를 던져 올리는 걸 지켜보려고
경향각지 
호기심 많은 길들이  
먼 걸음을 하는 걸 말릴 수가 없다 

바다 밑에서 해를 던져 올리는 이는 
포환 선수일 수도 있고 
포환 선수가 아닐 수도 있다 

뜨거운 해를 집어 던져 올리다가
손을 데이기에 
손을 데이지 않으려고  
장갑을 낄 것이다       

바다 밑에 있으면 
해도 식기 마련인데 
해가 식지 않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날마다 
누군가가 던져 올려  
반대편 바다에 떨어진 해를 
누군가가 
다시 던져 올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밤새 
누군가가  
반대편 바다에 떨어진 해를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을 수도 있고  
바다가 
아랫도리에 힘을 줘 낳은 
새로운 해를  
누군가가 다시 던져 올릴 수도 있다 

바다 밑에서
누군가가 
해를 던져 올리는 걸 지켜보려고
경향각지  
다재다능한 길들이  
먼 걸음을 하는 걸 말릴 수가 없다 

김재석 시인

 

 

 

 

 

 

 

 

 

약력 : 1955년 전남 강진 출생. 1990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까마귀』 외 다수.
현 계간문예지 《물과별》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