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장흥숭어
이성배 장흥군수협 조합장
숭어는 우리에게 가장 낯익은 물고기 이름이다.
유선형으로 잘생긴 몸체와 큰 눈. 우리들이 생각한 물고기의 표준형임에 틀림없다.
어릴 적 부모님들이 명절이나 제사 때 가장 많이 상에 올렸던게 숭어인 것 같다.
숭어는 우리나라 바다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어종으로 특히, 남해안의 뻘 층이 있는 바닷가에서 많이 서식한다.
우리 장흥바다는 득량만 일대와 옹암포, 삭금포에서 많이 잡힌다.
장흥의 청정 갯벌을 먹는 까닭에 뻘만 먹어도 달디 달다고 할 정도로 숭어회 맛은 일품이다.
숭어는 계절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봄과 겨울 숭어는 달콤하면서도 입에 달라붙고 여름에는 살이 단단치 못해 밍밍하며, 가을 숭어는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숭어는 겨울에 횟감으로 가장 인기가 높다. 지금은 감성돔이나 광어 등 다양한 횟감의 인기에 빛이 많이 바랬지만, 광어 등 고급 어종이 양식이 되기 이전에는 단연 숭어가 으뜸이었다.
숭어는 예로부터 임금님께 바치는 진상품 중 하나로 옛 문헌인 ‘세종실록지리지’,‘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중요 어종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정약용의 ‘자산어보’에는 숭어는 맛이 좋고 깊어, 생선 중에 첫째로 꼽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숭어를 수어(秀漁)라고 부르며 높이 평가했다.
숭어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며 수온이 10℃ ~ 30℃에서 잘 자란다.
평균수명은 약 8년이며, 일반적으로 약 50cm 정도 자라지만 최대 1m까지도 성장하는 큰 어종이다.
숭어는 바다와 강(江) 하류를 오가며 서식하고 잡식성 어종(魚種)이다. 플랑크톤, 작은 어류, 해초, 뻘 등을 먹으며 넓적한 머리로 뻘바닥을 긁으며 먹이활동을 한다.
숭어는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한다. 참숭어와 보리숭어다.
참숭어는 눈이 맑고 노란 띠가 둘러 있으며, 보통 겨울에 왕성한 활동을 하며 이 때가 제일 맛이 있다.
보리숭어는 산란기가 10월에서 이듬해 2월이며, 이 시기에 먼바다로 나갔다가 4월경에는 얕은 바다로 돌아오는데 이때 잡히는 숭어가 보리숭어이다. 보리가 한참 자랄 때 잡힌다고 해서 보리숭어라 부르며 참숭어보다 몸이 퉁퉁하고 피부가 짙고 검푸른 색을 띤다.
숭어는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며 눈이 맑고 투명하고, 비늘이 반짝이고, 피부가 매끈한 것이 좋은 숭어이다. 신선한 숭어는 해산물 특유의 향이 나며 비린내가 없다.
숭어는 다양한 요리로 활용하는데 숭어회는 얇게 썰어서 초고추장과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 소금으로 간을 한 후 구워 먹으면 숭어 특유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채소와 함께 찜으로 조리하면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영양을 고루 섭취할 수 있다.
요즈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겨울철 별미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숭어회를 먹어 보는 것도 좋을 둣 싶다.
숭어는 그 자체로도 맛이 있지만 다양한 요리(찜, 구이 등)로도 활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고 그 풍부한 맛과 영양은 식탁에 새로운 즐거움을 더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