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79

신작시 - 징르와이 아이오우베이

2024-10-30     장강뉴스

너의 이름에는 뜻이 없어야 한다 너는 없었던 리듬을 이름으로 가질 것이다 너를 생각하는 동안 하늘에 떠도는 음표를 모아 너의 이름을 짓고 너를 부를 때마다 새소리 같고 나비 날개 같고 바위 향기 같은 음을 허공에 돌려주면 음악의 주인인 네 귀에 노래가 닿아 너는 살아갈

꽃향기 음표가 있다면 너의 이름에 어울릴 거야
구름의 타악기도 좋을 거 같아

꽃 피우는 거 도와주는 바람 소리라든가
별빛이 떨어질 때의 빛 붐비는 소리 같은 거

그게 너의 이름이다 나는 콩송마을의 어머니들처럼 오래 너를 생각하고
의미 없는 이름을 짓는다 단어가 아니어서 뜻이 없어서 너만을 지칭하는 이름
리듬이 달라서 세상 모든 소리와 구별되는 이름을 너에게 지어주고

나는 네가 멀리 있을 때 입으로 리듬을 흘리며 너를 부른다

아이오테리 까슈오라마
묵특옴페이 파미드오드
만드는 게 아니라 새어 나오는

신음만이 신의 음성이라서
너를 부르는 건 언제나 간절함이어서 신음은

1)징르와이 아이오베이(jingrwai iawbe) : 어머니의 노래라는 뜻을 지닌 인도어

2)인도의 동북부에 있는 콩송마을에서는 아이의 이름을 어머니가 리듬으로 짓는다. 아무런 뜻이 없는 소리로 노래를 부르듯 이름을 짓는다. 숲의 원혼들이 이름을 알면 데려가기 때문에 그렇게 짓는다는 설이 있고, 숲의 환경에서 잘 들리는 리듬이 효과적이어서 그렇게 짓는다는 설이 있다. 그래서 콩송 마을 사람들의 이름에는 뜻이 없고, 입으로 부르는 리듬이 그 사람을 온전하게 뜻하게 된다.

 

이대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