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따른 장흥군의 대응 전략 제안

김장용(세계로지역정책연구소장, 행정사)

2024-10-21     장강뉴스
김장용

 

한국 문단 사상 최초로, 아시아권 여성 최초로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함께 기쁨을 나누며 함께 축하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를 제1의 한강의 기적(산업 근대화), 제2의 한강의 기적(한류)에 이어 제3의 한강의 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변방 취급 받던 한국의 문학이 이제는 분명 세계문학의 본류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강 작가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지역에서는 작가 한강과 작품을 주제로 하는 각종 기념행사와 기념사업에 관한 계획과 청사진을 쏟아내고 있다. 예를 들면 문학관 건립(광주광역시, 장흥군), 교수 임용(연세대), 문학박람회 개최(전남도) 등.

작가의 부친이 이곳 장흥 태생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원로 소설가로서 장흥에서 수십년간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작가 또한 장흥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장흥이 사실상의 고향이고 부친으로부터 받은 문학세계의 가르침과 영향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부친과 함께 한 장흥에서의 많은 이야기들과 추억들로 인하여 작가의 문학적 뿌리가 서려 있는 이곳 장흥에서도 「한강‧한승원 부자 문학관 건립」계획을 발표하였다. 환영할 일이고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문학관 건립만으로는 무언가 허전하고 부족함을 느낀다.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우리의 것(문학)이 세계적인 것(문학)’ 곧 ‘로컬 문학의 글로벌 문학화’를 의미한다는 것이 문학평론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따라서 한국문학 그 중에서도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장흥 출신 작가들이 수두룩한 만큼 장흥 출신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집대성하고 체계화하여 글로벌 문학의 경지로 승화 발전시키는 비전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몇 가지 전략과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장흥군민의 축하의 마음과 뜻이 작가에게 충분히 감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곳곳에 축하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지만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더 많은 기관과 단체가 참여해야 한다. 특히 각급 학교와 문학 및 문화 관련 단체의 더 특별한 관심을 기대한다. 아울러 군민 각계 각층이 참여하는 축하 챌린지 녹화 영상 제작도 제안한다. 수상에 대한 축하는 물론 미래 세대의 노벨 문학상에 대한 꿈과 도전이 담긴 인터뷰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축하의 마음과 뜻을 앨범으로 영상으로 제작하여 작가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작가는 감동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감동은 앞으로 장흥의 문학 비전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둘째, 작가의 작품세계 및 메시지에 대한 공감과 확산이다.

작가의 대표작품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이다. ‘채식주의자’는 「페미니즘」과 「인간의 폭력성 및 인간성 회복」을,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제주 4.3사건을 관찰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시대적 아픔과 과제」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작품의 주제에 대한 자기 반성과 성찰 없는 독서 열풍과 단순 기념행사 및 기념사업은 껍데기에 불과하며 작가의 의지와도 상관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의 작품을 읽어야 한다. 작가의 대표 저서들을 군청‧읍면사무소‧각종 도서관‧각급 학교‧각급 기관 단체‧각종 공공장소에 비치하여 누구든지 어디에서든지 이들 작품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군수 등 사회지도층이 참여하는 「작품 읽기 및 독후감 챌린지」와 「한강 작가 작품 읽기 및 독서 토론 모임 조직」, 「학생 및 성인이 참여하는 한강 작가 작품 백일장」 개최를 제안한다.

셋째, 장흥문학을 한국문학의 독자적 영역으로 개척해야 한다.

장흥은 서경 백광홍의 ‘관서별곡’을 시작으로 위백규,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김녹촌 등 한국문학의 국가대표들이 즐비한 곳이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향토문인들의 작품 또한 상상을 뛰어 넘는다. 장흥을 「文林義鄕」이라 하는 근원이며 ‘장흥에서 글자랑 하지 말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한국문학의 중심이 장흥출신 작가들이며 그들의 작품임이 입증된 만큼 이제는 「장흥문학」이라는 독자적 영역을 생각해 보아야 하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이 제시되어야 한다.

경향 각지의 장흥 출신 작가들이 한 데 모여 이를 주제로 한 포럼이나 세미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끈기있게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다.

넷째, 「문학관광특구 장흥」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전략사업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

문학관 건립은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관 설립에 동의할 수 없다’는 한강 작가의 뜻과 ‘한강-한승원 부자 문학관 건립’을 발표한 장흥군의 계획과 이청준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고 장흥 문학의 역사와 특수성 등을 반영한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이에 문학관의 명칭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 되었다.

「장흥문학박람회」를 당장 개최해야 한다. 작가, 작품, 작품 현장, 스토리 등 문학박람회 자원은 무궁무진한 곳이 장흥이다. 역대 군수들의 말로만 외치는 문화와 그들의 무관심으로 인근 지역에서 문학박람회를 선점해 버렸다. 통탄할 일이었지만 이에 대해 아무 말도 아무 일도 아무 문제 제기도 없었다. 늦었지만 지금 시작해도 된다.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전남도가 발표한 「전라남도 문학박람회」이다. 전남도와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리고 이 박람회는 횟수와 경험을 축적하여 세계적인 문학박람회로 발전시켜야 한다.

장흥출신 작가들의 작품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향토 작가들의 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작품의 외국어 번역이라는 것이 일치된 평가이다. 한국문학번역원(문체부 산하 정부 기관)과 대산문화재단에서 외국어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와는 별도로 우리군이 주관하여 추진한다면 장흥문학작품의 글로벌화는 물론 의외의 결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장흥문학과 작품주제 그리고 문학현장을 테마로 하는 「문학기행」코스 개발과 안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인력육성 또한 시급한 정책 과제이다. 지역 곳곳이 작가들의 작품의 배경이 된 문학현장이고 작가들의 작품혼이 서려 있다. 이를 발굴하여 자원화하고 테마화하여 장흥이 문학의 성지임을 전국에 나아가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

나는 위에서 몇 가지 주제와 주제에 대한 구체적 사업을 제안했다. 정책당국인 군이 관련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