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49

이대흠 시인 신작시 - 여수 돌산 욕쟁이 할머니

2024-02-16     장강뉴스

여수 돌산에 가면 욕쟁이 할머니 한 분이 있는데
여수 돌산 어느 횟집에 가면 욕쟁이 할머니 한 분이 있는데
전라도 여수 돌산 어느 횟집에 가면

싱싱한 횟감에다
욕을 척척 감아서 내어놓은
욕쟁이 할머니집이 있는데

염벵할 놈들 양씬 처먹어라 하면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외출한 중년들이
시시덕거리며 횟감에다
소주를 걸치는데

처음엔 그 욕이
사람을 욕되게 하는 욕인 줄 알았다가
나중엔 그 욕을

비빔밥에 고추장처럼
바닷고기 뻘맛처럼
즐기게 되기도 하는데

갯놈들 좆심 좋은 건
바닷바람 때문이라는 말도 덤으로 듣는데

시멘트는 고사하고
쎄멘도 녹아내리는 바닷바람을
견뎠기에

뱃놈들 물건은 천하무적이라고

나쁜 놈이, 그 좋은 것 가지고
너무 빨리 가버렸다는 말도 후식으로 듣게 되는데

이대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