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김경민 (강진군 정신건강증진센터 자문의)
정신건강의 날을 맞이하여
2016-04-04 장강뉴스 기자
다리가 부러졌는데 참을 만 하다고 괜찮다고 버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부러진 다리를 치료하지 않고 걸어 다닌다고 해서 그 사람을 의지가 강하다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래야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부러진 다리로 무리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하는 일일 뿐이다. 부러진 다리를 고치기 위해 치료받고, 나을 때 까지 쉬어야 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마음에 생채기가 나고, 상처가 나도 그냥 내버려둔다. 상처가 곪고 곪아서 터져도 내버려둔다. 그렇게 작은 마음의 병이 큰 병이 될 때까지 그저 버티기만 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마음이 아프다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아프다는 것, 통증은 뭔가 불쾌한 감각적 및 정서적 경험을 의미한다. 마음의 통증은 단순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픈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물이 날 것 같은 슬픈 마음도, 주체할 수 없게 화가 치솟는 마음도, 알 수 없게 두렵고 무서운 마음도, 불안한 마음도, 괴로운 마음도 다 아픈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아픈 마음들을 한 번씩 경험하고 살아간다. 아픈 마음이 있다고 해서 다 병은 아니지만, 아픈 것을 아프다고 하지 못하면, 아픈 마음을 알지 못하고 계속 무리 한다면, 그것들이 계속 쌓이면 병이 되고 결국 몸이 상하는 게 된다.
통증이 있다는 건 문제가 있으니 찾아서 고쳐달라는 몸의 소리다. 살짝 긁힌 상처가 아프지 않다면 모르고 지내다 상처가 더 커져서 큰 병이 될 수 있는 것을, 아프니까 찾아서 약을 바르고 덧나지 않도록 반창고를 붙이면 금방 낫는다. 마음이 아프다고 호소하면 찾아서 치료해주고 얼른 나을 수 있도록 보호해 주면 되는 것이다. 마음이 아픈 것은 그냥 아픈 것이다. 의지가 약하다는 것도, 나약하다는 것도, 게으르다는 것도, 뭔가 잘못된 것도 아니라 그냥 아픈 것이다 정신과 질병이 있다는 것은 치료받아야 할, 그리고 치료받으면 나을 수 있는 병이 있는 것이다.
정신 건강이란 단순하게는 정신병리가 없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정신 건강은 아마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할 것이다. 언제나 아프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기에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정신건강의 첫걸음이나 행복한 삶을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