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시 - 가을 밤비 (秋夜雨)

김남현 시인

2022-10-13     장강뉴스

긴 밤이 적적하여

나 홀로 옛 시가나 읊는데

풀벌레 울다 문득 멈추고

창밖에 낙수 물소리 들려오니

밤비 내리는 줄 알겠네.

 

세차지 않고 사랑의 밀어같이

다정다감 조용히 내리는

가을날의 밤비

 

마침 가을 가뭄 여위어주는

하늘 감로수가

가슴 깊은 곳까지 은혜롭다.

 

나는 순간 뛰쳐나가

우산 없이 갓 피운 국화와 함께

가을비를 촉촉이 맞고 서있다.

김남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