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시 - 능소화

일선스님(보림사주지)

2021-03-15     장강뉴스

저녁노을 한 조각
미타전 돌계단을 허리에 감싸고
서 있다

폭포처럼 때리는
장대비 속에서도 얼굴은
불그스레한 초동의 모습이다

처연한 꽃대 속에 감춰진
붉은 정열
꽃봉오리 째 뚝 떨어져 한 생이 진다해도
서방정토로 인도하는
원력 바꾸지 않았다

나무아미타불

※2021년 상반기 불교문예신인상

일선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