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김남현 시인
깊어가는 가을의 초상
2015-10-19 장강뉴스 기자
깊어가는 가을 날
낯설지 않은
청자 빛 한 줌 하늘
여울물에 놀고
눈부신 가시 햇살에
여름 흔적 부서지며
가지마다 올망졸망 붉은 정
은율로 돋아난다.
상큼한 소슬바람
하늘 끝 지평을 달리는데
농부는 수선 떠는 가을동화
하나둘 소쿠리에 꺾어 담아
노을 따라 집으로 가는 길
때 이른 잎 새는
파란 계절 못 잊은 채
어느새 다가올 고독의 신음을
향을 얹혀 훨훨 멀리멀리 흩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