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 '월림마을 할매 6인방' 시화집 출간

김기순·김남주·박연심·백남순·위금남·정점남 할머니

2020-04-14     임순종 기자

장흥군 용산면 월림마을 할머니 6인방이 합동 시화집 ‘할매들은 시방’을 출간했다.

이번 시화집에는 김기순(81세), 김남주(91세), 박연심(80세), 백남순(85세), 위금남(82세), 정점남(80세) 할머니의 작품이 실렸다.

월림마을 할머니들은 지난해 6개월 동안 ‘두근두근 내 생애 첫 시와 그림’ 프로그램에 참여해 시화집을 완성했다.

이번 시화집의 힘은 고난의 시대를 견디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삶의 무게에서 눅진하게 우러나오는 무엇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김남주 할머니는 시 「아흔이 되도록 살아도」에서 “사는 것이 여전히 기쁘다”고 고백한다.

김기순 할머니는 「내 친구, 고양이 깜동이에게」에서 “밥 삶아 줄게 나 두고 죽지 마”라고 노년의 고독을 내비친다.

「꽃게만도 못한 인간들」을 쓴 박연심 할머니는 “인생 못댄 것들은 ~죽어버려라”고 시원한 한방을 날린다.

위금남 할머니는 ‘욕심 부릴 게 없다/곰방 죽을 거니께/새끼들 다 잘 사니께’이라며 「욕심」이란 작품에서 의연하게 말하고, 정점남 할머는 「참새들」에서 보리를 따먹다 자신에게 들켜 날아가는 참새를 보며 미안해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백남순 할머니는 「사랑」이란 작품에서 결혼 초 ‘9년 동안 5일 밖에’ 남편을 보지 못했다며, 85년의 세월을 살아오고도 아직 사랑을 모른다고 말한다.

시화집을 기획한 황희영 활동가는 “228쪽의 책에는 더도 덜도 없이 할머니들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 며 “이 시화집은 무엇보다, 태어나 처음으로 시를 써보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할머니들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생의 에너지가 자연스레 표출되고, 할머니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