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강 ‘멸종위기 꺽저기 등 1131종’ 서식

2015-10-04     임순종 기자

천혜의 보고…수많은 생명이 공존하는 탐진강
주변 환경 뛰어나… ‘습지보호구역 지정’ 검토

▲ 탐진강 전경
장흥과 강진을 지나 남해로 흘러드는 탐진강 하구는 멸종위기종과 민물고기 등 다양한 생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남해안 11개 하구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탐진강 하구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9종(1급 1종, 2급 8종)을 포함해 1131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부터, 남해안의 명물인 짱뚱어가 여유로운 한 때를 즐기고, 강을 거슬러온 숭어떼와 먹이를 찾아 큰 날개를 휘젓는 백로의 사투가 탐진강의 진풍경을 이룬 탐진강 하구는 희귀 동식물의 보고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수달이며, 2급은 삵, 알락꼬리마도요, 큰기러기,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꺽저기, 기수갈고둥, 붉은발말똥게 등이다.
군별로 분류하면, 식물종 424종, 조류 75종, 포유류 12종, 어류 47종, 육상곤충 325종, 양서·파충류 11종, 담수무척추동물 51종, 기수무척추동물 53종, 식물플랑크톤 48종, 동물플랑크톤 85종이다.
주황색 발이 이채로운 붉은발 말똥게는 다른 지역에선 좀처럼 찾기 힘든 희귀종이다. 또한 초가을 더 투명한 물속으로 아른아른 갈색 반점 기수갈고둥, 숭어, 뱀장어 등 이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에 다다르면, 면적 2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갈대 습지가 거대한 은빛 물결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탐진강 일대는 둑이 없는 ‘열린 하구’여서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이 넓고, 인근에 농경지·산지·소하천 등도 많아 생태적으로 여러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주변의 환경이 다른 지역보다 좋다고 과학원은 분석했다.
담수와 해수가 혼합돼 형성되는 지역으로 염분의 농도가 0.5‰ 이하인 물은 담수(淡水), 30‰ 이상은 해수(海水) 그 중간을 기수(汽水)라고 한다.
하구는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섞이는 곳으로, 염분 농도에 따라 해양생물과 담수생물이 다양하게 서식하는 특이 지역이다. 현재 전국에 463개의 하천 하구가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 김태성 연구관은 “주변에 산지 소하천 경작지 등 다양한 생태계가 잘 연결돼있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이 높게 확인됐다”며 “국립습지센터는 탐진강 생태 연구를 이어가는 한편, 습지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알락꼬리마도요
▲ 삵
▲ 붉은발말똥게
▲ 꺽저기
▲ 기수갈고둥
▲ 노랑부리저어새
▲ 큰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