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리조트서 5세 여아 익사사고는 예견된 인재?
관리감독 안전불감증 총제적 부실
2013-08-20 임순종 기자
장흥군, ‘워터파크’ 무허가 물놀이 시설인지도 몰라
리조트, 전문 안전요원 구급차 등 배치안해 규정 무시
특히 장흥군은 리조트내의 워터파크(물놀이 수영장)가 수년 동안 무허가로 불법영업을 버젖이 하고 있는데도 무허가 시설인지 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심각한 행정의 누수현상은 물론 직무유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장흥군과 리조트업체 등에 따르면 이 리조트는 지난 2004년 건물이 지어진 후 법정관리 3년 등 우여곡절을 끝에 현재 박모(여)씨가 법적인 대표이사로 돼 있다.
하지만 장흥군은 이번 A양의 익사사고 전까지 이 워터파크가 무허가 시설로 지난 2008년 개장해 무려 5년여 동안 불법영업을 해 왔는데도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장흥군은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물축제를 이유로 ‘모르는 일이다’며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A양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사고발생 10일이 지나서야 부랴부랴 공문을 만들어 지난 8일 물놀이 시설을 폐쇄조치 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공무원들은 ‘물축제 행사가 끝나 처리할 업무가 바쁘다’며 권위적인 자세로 유가족들의 마음을 두 번 다치게 해 군청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이는 등 울분을 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장흥군은 지난 6월 이 리조트에서 전남도가 주최하고 장흥군이 주관한 ‘2013년 정보화마을 아카데미 교육’을 실시했다. 지금까지 장흥군은 이곳에서 수차례에 걸쳐 각종 행사를 치러왔다.
그러나 군은 여태까지 무허가 시설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지역민들의 시각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스파리조트는 사고 발생후 응급조치는 물론 전문적인 안전요원 등이 없어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양 유족은 “심폐소생술 등 신속한 응급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긴박한 상황에서 ‘알바’ 안전요원과 리조트측의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태도에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또한 전문 수상안전요원 2명과 간호사, 구급차 등을 배치해야 한다는 리조트시설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리조트측은 사고발생이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일가량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돈벌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샀다.
이에 대해 이명흠 장흥군수는 지난 12일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행정관리 소홀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행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장흥군은 또 사법당국의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책임 있는 공무원의 신분상 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