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화속에 ‘사라진 공중전화’…강진버스터미널 공중전화 철거
터미널 이용객 감소로 인한 소유주 측 상가시설 확장공사 위해 철거
통신소외계층 불편호소, 터미널 측 추후 검토해 설치여부 결정 ‘입장’
20세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공중전화가 사라지고 있다.
1990년대 무선 호출기, 이른바 ‘삐삐’가 익숙했던 시절 줄을 서야 쓸 수 있던 공중전화가 21세기 휴대전화의 보편화와 함께 뒷방 신세를 지게 됐다.
KT링커스 관계자에 따르면 “2009년 강진군 공중전화가 160여대를 기록한 이후 줄곧 줄어들어 오면서 현재 강진군내 공중전화 개수 60여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앞으로 얼마나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고 말했다.
하지만 지진이나 화재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한 통신수단으로 공중전화 유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공중전화 부스는 어느새 드물어졌고 강진버스터미널 한 구석을 지키는 공중전화마저 사라지는 상황까지 왔다.
강진버스터미널 측과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무렵 터미널 동쪽면에 서있던 공중전화박스 3개가 철거됐다. 사유재산인 터미널 소유주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최근 강진버스터미널 공중전화가 철거 후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은 노인들과 학생, 외국인근로자 등이 연락할 길이 없자 인근 택시기사 등에게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요청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이렇듯 휴대전화나 유선전화를 마련할 수 없는 저소득층이나 통신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이들은 물론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운 지역의 거주자 등을 위해서도 공중전화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진버스터미널 관계자는 “공중전화 철거에 대해 이용객들에게 사전공지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다” 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강진터미널은 2007년 1일 이용객 5,000명 기준으로 지은 시설인데 지금은 2,000명도 안되다 보니 터미널 매표수수료로 터미널을 운영하기 힘들다” 며 “수익개선 차원에서 상가를 늘리기 위해 부득이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강진버스터미널 관계자는 “정부에서 정한 대합실, 화장실 등 터미널 시설 기준표 보다 여유있게 공간을 확보해 제공하겠다” 며 “공중전화 재설치 여부는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KT링커스 관계자는 “강진터미널측에 공중전화를 옥내에 설치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며 터미널에서 조만간 공중전화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며 “공중전화의 수익성이 매년 악화되고 있지만 대형 사고가 터졌을때 유선망을 갖춘 공중전화가 위급 상황에 필요한 통신시설로 매우 중요하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