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최일중 전의

효(孝)는 인간 삶의 근본지행(根本之行)

2015-04-06     장강뉴스 기자

▲ 최일중 전의
효 사상은 원시(原始)때부터 있어왔고 효행은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돼왔다. 효라는 글자 모형을 보고 파자를 해보면 하늘과 땅(天地人)에 우주(宇宙)하나가 흙토(즉오행)에 바칠효(孝)를 하고 그 아래에 아들자(子, 깨달음+하나)를 하고 있다.
즉 하늘인 아버지와 땅인 어머니가 탄생시킨 모든 인간에게 있어 효는 근본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효의 사회적 개념은 원시사회와 농경사회 그리고 국가사회를 거치면서 충군애민(忠君愛民)의 기본정신이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토의 사상과 사회근본의 인간행도 도로서 자리잡아왔다.
삼국유사에는 환인천제(桓因天帝)가 환웅천왕(桓雄天王)에서 부지자의(不知子意) 홍익인간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 자체가 부애자효(父愛子孝)로서 효의 밑부리가 보이는 말인데 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효의 사상을 바탕으로 살아왔던 것을 알 수 있다. 아들은 땅을 갈고 농사를 지어 지극하게 어버이를 모신 것과 같이 인간의 근본사상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효는 중국으로 건너가 유교의 공자가 가르침을 폈다. 공맹지도(孔孟之道)는 효친지야(孝親之也)라고 할 정도로 유교의 전통사상이 되어 국치의 인본사상으로 정했던 것이다. 고수의 아들 순임금의 효행이 유교의 모체사상이 되어 공맹지교의 틀을 지었다. 또 동양역사에서는 국치의 양재(良材)를 효부에서 찾았던 것이다.
동양사와 중국사학 및 우리나라에는 효자의 이야기가 많이 있다. 효자는 하늘이 돌보고 산왕(山王)인 호랑이가 지키고 보호하며 눈밭에 죽순이 솟고 얼음속에 잉어가 잡히며 여름에 감 홍시를 구하여 먹는다는 전설이 있다.
또 가문마다 효행과 열행과 충신의 가문일화가 많이 전하고 있다. 그런데 효의 진정한 의리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효의 사상은 자립경제, 일가솔권, 경친봉효, 자녀애육, 가문영달출세의 관문사상이 되다시피했다. 특히 유교의 성리주의자학에서는 부모봉효를 사람의 초일값으로 놓아서 부모상(喪) 때는 시묘살이까지 해야만 한다고 정해 놓았다. 여기다 자식으로서 깊은 정을 영혼의 세계까지 전달시키는 제도에 자기육신의 학대를 서슴지 않았다. 6.25사변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런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었고 또 이것이 사람의 도덕권행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어떤 마을이든 이런 효자 이야기는 한 두 개쯤 전해 내려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효자를 사람으로서는 으뜸이 되는 인물로 보고 존경을 해왔으며 또 우리들 속에 효는 바로 도덕의 정화요 꽃으로 우리 마음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효자의 상덕(常德)은 유교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불교에도 있고 일반적 동양적 종교와 민속적 종교에는 거의 나타나 있다. 인류의 많은 이야기에는 효학의 이야기가 많다. 사람이 효행을 하는 것은 상덕이다. 그리고 자연을 볼 때 효는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동물에게도 효행이 있다는 것이다. 까마귀, 족제비, 코끼리는 부모가 죽으면 그 세사를 지낸다니 어찌 사람과 다르랴! 우리가 모든 동물의 습관을 몰라서 그렇지 모든 자연물, 동물세계도 효행이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작은 벌 한 마리도 그 삶의 길에 충효의 의행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별종으로 효를 하는 사람보다 효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부모말을 듣지 않고 속썩이는 사람은 부지기수다. 경우에 따라 부모를 버리고 죽이는 수도 있다니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그 인과가 두렵다.
불교에는 한 세상에 부모은혜만 갚아서는 안되고 누대의 조상과 부모의 은혜를 갚으라고 해서 부모의 영혼을 천도(天道)하기 위해 49제를 올리는 의식이 있다. 사람은 효행을 해야 하는 데 세상은 그러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 모두는 살아가고 있다. 효는 부모가 만든다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깊은 양육의 정이 깊을 때 자식은 은혜를 받고 감명을 받는다. 그렇다면 회은의 마음을 가져 일생을 두고 잊지 못하는 것이다.
어쨌든 인간의 효는 인간 삶의 절대사상이다. 인간행복은 애자부효의 상정(常情)이 있을 때 약속되는 것이다. 요사이 핵가족사회에서 일어나는 오역죄장(五逆罪狀)은 우리의 삶을 슬프게 한다.
효는 조상숭배의 마음을 지어 부모를 섬기고 선영을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며 생일을 찾고 환갑, 진갑, 고희를 찾아 드리며 회혼식을 갖는 풍속을 만들며 장례법을 생기게 하고 음택의 풍수천장 일화고담을 짓고 있다. 우리 조상은 효행을 근본으로 해서 선악의 자척을 만들면서 역사를 이어왔다. 특히 효사상은 다생 부모의 대은을 알고 보은하는 마음을 지으라고 한 것이다.
그것은 1. 회탐수호은(懷耽守護恩) 뱃속에 품어주신 은혜 2. 임산수약은(妊産垂若恩) 피흘려 낳아주신 은혜 3. 생자망우은(生子忘憂恩) 낳고 근심을 잊고 좋아하신 은혜 4. 인약토감은감(咽若吐甘恩) 쓴 것은 뱉고 단 것은 가려먹이신 은혜 5. 회건취현은(廻乾就?恩) 마른 자리 가려주신 은혜 6. 유포양육은(乳哺養育恩) 젖 먹여 길러주신 은혜 7. 세탁부정은(洗濯不淨恩) 더러운 옷 빨아 입혀주신 은혜 8. 원행억념은(遠行億念恩) 먼 길 떠나서 걱정하신 은혜 9. 위조악업은(僞造惡業恩) 자식을 위해 악업을 짓는 은혜 10. 구경연민은(究景憐憫恩) 어린이 되어 가엾이 보시는 은혜 등이다.
이같은 성현의 가르침 중에는 효사상을 으뜸으로 되어있다. 부모의 은혜를 받지 않고 효의 마음을 알기 어렵다. 유교는 효의 사상을 인위적으로 강요한 느낌을 받지만 불교는 은혜를 받고 돌리는 지극히 당연한 보은정신을 깨우고 있는 것이다. 효는 마땅히 사회속에 삶의정신을 드러낸 아름다운 인간의 꽃이 된다. 그 향기가 깊이 풍기는 곳에 세상은 정말로 화락한 세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