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첫 제명 ‘불명예’

정남진‘물축제 불똥튈라’ 전전긍긍

2013-07-23     임순종 기자

26일 개막 앞두고 ‘날벼락’…관광객 감소 우려
군, ‘제명’ 알고도 쉬쉬… 로고사용금지 등 타격

지난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국내 슬로시티(SlowCity)로 지정된 장흥군이 국제슬로시티연맹의 재인증 심사에서 제명돼 후유증이 적잖게 일고 있다.
특히 장흥군이 슬로시티 재인증 심사에서 제명됨에 따라 그동안 추진해온 정남진 장흥 물축제 등 슬로시티와 연계한 관광마케팅 사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흥군과 한국슬로시티본부 등에 따르면 슬로시티구제연맹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인 전남 담양 창평과 장흥 유치 장평,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등 4곳을 대상으로 재인증 심사를 벌인 결과, 장흥군은 제명, 신안은 보류 결정을 내렸다.
장흥군은 그동안 슬로시티로 지정된 뒤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비와 도비 등 수 십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군은 슬로시티 센터와 푸드체험관을 비롯해 문학당 등을 짓는 시설비로 16억8천만원을 투입했고, 장수풍뎅이 관찰과 지렁이 길들이기를 비롯해 승마체험 등 각종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11억9천만원 등 모두 28억7천만원을 투입했다.
이같이 혈세를 투입하고도 국내 12개 슬로시티 회원 지자체 중 장흥군이 지정 6년만에 처음으로 제명을 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장흥군은 슬로시티 실적자료가 불충분한 점과 슬로시티와의 연관성 부족, 별도 부서 운영, 슬로푸드 식당 부재, 직원들의 낮은 인식도 등이 회원제명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다 관광과 체험위주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일부 영리를 추구한 측면도 문제가 됐다.
이번 제명으로 인해 장흥군은 교통표지판과 각종 행정서류를 비롯해 안내책자, 군청 홈페이지 등 슬로시티 로고 사용이 전면 금지돼 각종 정비사업이 불가피해 또 다른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장흥군은 슬로시티 재지정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 브랜드가치 하락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지역대표축제인 물축제도 타격이 우려된다.
군은 특히 지난해부터 물축제와 연계해 슬로시티 축제 한마당을 벌여왔으나 이번에 제명 결정으로 행사 추진에 차질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오는 26일 개막을 앞둔 물축제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더욱이 장흥군은 재인증 제명 사실을 2개월여 전에 알고도 공표하지 않아 은폐 의혹을 사고 있어 주민들과 군의회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흥군 관계자는 “한국슬로시티본부측과 지난 6월 27일 재지정 협의를 마쳤다”면서 “본부에 올 연말까지 서류를 보강해 제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슬로시티 제명으로 인해 장흥 물축제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