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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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메세지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5.02.0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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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사 주지 일선스님

새해엔 순한 양처럼

▲ 보림사 일선스님
선원 뜰앞 감나무엔 붉은 까치밥 하나가 떠오르는 새해 태양처럼 외로히 걸려 있습니다. 지난해의 아픔과 한숨을 돌이켜 녹여내니 을미년 새해 한덩어리 희망의 불꽃이 찬란하게 타 오름니다. 일체 대상과 너와 나라는 상대성을 돌이켜 하나의 붉음으로 만들고 모든 고통이 사라진 행복의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가 발원하는 영원한 새해입니다.

세상은 해가 바뀌어도 항상 시끄럽지만 끝없이 일어나는 시비를 돌이키면 양처럼 순하고 평화로운 한바탕 은빛세계를 이루고 새날이 열림니다. 이렇게 하루를 살고 어느덧 새해를 시작한다면 을미년은 날마다 좋은 날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하여 동서남북으로 해맞이를 떠나고 절마다 새해 달력을 나누며 광명의 새해를 맞이하는 기도가 한창입니다. 옛 스승의 말씀에 익은 것은 설게하고 설은 것은 익게하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이것은 행복의 요체로써 오래 묵어 익은 잘못된 습관들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인 선행을 길들여 어리섞은 자신을 항복 받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수행이란 묵어서 익은 악습을 버리고 아직 설어서 새로운 선행을 익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옛부터 스님들은 정진을 통해서 새해 벽두에 오래 묵은 습관이며 우울증과 같은 어두운 기운들을 벼랑 끝에 몰아세웠습니다. 그리고 번뇌가 일어나거나 대상을 만나면 바로 알아차려서 본래 청정한 성품으로 뒤집어 회광반조를 합니다. 그러면 참마음이란 용광로가 드러나는데 여기에 일체 묵은 습관들을 녹여내고 새해니 묵은 해니 분별을 내려놓아 언제나 좋은 날이라고 했습니다.

세모에 한때 치열하게 정진했던 그 섬 바닷가 몽돌 해변에 한가롭게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해조음을 듭습니다, 해조음은 어머니의 품속 따뜻한 세상 자장가처럼 일체 갈등과 아픔을 치료해 줍니다. 그래서 자비의 상징인 관세음보살은 바다가에 상주하며 모든 고통의 소리를 듣고 달려가서 어루만지는 자비행을 근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 동안 나와 나의 것이라는 익은 습관을 버리고 모두가 한 몸이라는 동체 대비심으로 양처럼 헌신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언어로 하루를 살아야 겠습니다. 그리하여 다툼을 화합하고 갈등을 조정하여 들녁에 평화로운 양떼처럼 조화로운 세상이 되도록 정진을 해야겠다는 발원을 해 봅니다.

을미년은 푸른 양의 해라고 합니다. 푸른색은 진취적이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미가 있으며 양은 성질이 온순하여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입니다. 그래서 양띠해의 사람은 단체생활과 성실하고 화합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한편 양은 신을 위한 제물로 쓰였던 동물로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몸을 바친 숭고한 희생정신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세상살이는 주고 받는 행위를 통해서 은혜와 원한을 두 축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은혜로운 관계가 원한으로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동체대비심의 바탕에서 조건없는 헌신과 나눔을 실천해야 양변의 그믈에 걸리지 않습니다. 영양은 잠을 잘 때 벼랑끝 나뭇가지에 두 뿔을 걸어놓고 잔다고 합니다.

이렇게 순한 양처럼 살고 싶다는 발원을 새해 벽두에 새겨 봅니다. 날마다 하늘에 양떼구름 흐르는 평화로운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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