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중 선생과 함께 하는 논어이야기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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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선생과 함께 하는 논어이야기 30
  • 장강뉴스
  • 승인 2017.05.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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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의 미

日旣暮而猶煙霞絢爛(일기모이유연하현란) 歲將晩而更橙橘芳馨(세장만이경등귤방형)
故末路晩年(고말로만년) 君子更宜精神百倍(군자경의정신백배)

▲연하(煙霞): 연기와 놀
▲장(將): 문득, 바야흐로. 이 글자는 뜻이 많은데 억면사라 하여 뒷따르는 말을 제한, 억제라는 소임도 갖는다.
▲갱등귤방형(更橙橘芳馨): 갱은 더욱 거듭해서 등귤은 귤 종류를 일컫는 말. 형(馨)은 향기인데 멀리까지 미친다는 뜻.

해는 이미 저물었지만 오히려 저녁놀이 나부껴 현란하다. 한해도 문득 늦가을이 되어 저물려 한데 등귤은 더욱 그윽한 향기를 멀리까지 풍겨준다. 모름지기 군자는 만년에 정신이 더욱 백갑절이나 훌륭해야 하리라.
첫 두 구는 한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문장이다. 어느 시대 사회를 막론하고 학자나 관리는 보통 사람보다 훨씬 고결한 수양과 절조가 필요하다. 현재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당쟁이 있고 참언 모략이 난무하여 까딱 잘못하면 자기 한 몸은 물론이거니와 처가와 가문까지 죽임을 당하거나 몰락한다.
선비는 시작보다도 끝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보신을 위해 비굴해져도 좋다는 말이 아니다. 말과 행동이 항상 떳떳하여 손가락질을 당함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가 더 진하다.
현대를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만절(晩節)이란 말이 있다. 만년의 지조라는 의미로써 나이가 들고 난 뒤에 부끄러운 짓을 하면 만절을 더렵혔다고 한다. 요즈음처럼 평균 수명이 늘어 70세는 약관이고 80세까지 사는 시대가 되면 만절을 온전히 마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아무튼 늙을수록 정신활동을 늦추지 않고 건강과 더불어 살기를 목표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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