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중 선생과 함께하는 논어이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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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선생과 함께하는 논어이야기 20
  • 장강뉴스
  • 승인 2017.03.0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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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있는 것의 아름다움

糞蟲至穢(분충지예) 變爲蟬而飮露於秋風(변위선이음로어추풍)
腐草無光(부초무광) 化爲螢而耀采於夏月(화위형이요채어하월)

▶분충지예(糞蟲至穢) : 분충(糞蟲)은 더러운 흙에 사는 벌레, 곧 굼뱅이, 지예(至穢)는 매우 더러움.
선(蟬) : 매미.
▶음로어추풍(飮露於秋風) : 가을바람에 맑은 이슬을 마심.
부초(腐草) : 썩은 풀.
▶화위형(化爲螢) : 화(化)는 변화 화위(化爲)는 화생(化生)과 같다. 변화되어 태어남. 형(螢)은 개똥벌레 즉 반딧불이 된다.
▶예기(禮記) 월령(月令)에 보면 따스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귀뚜라미는 벽속으로 들어가며 산지나는 사냥연습을 하고 썩은 풀은 반딧불이 된다.(溫風始至??居壁鷹乃學翟腐草爲螢:온풍시지실솔거벽응내학적부초위형)
▶요채(耀采) : 채(采)는 아름다운 색깔 전 비단 요(耀)는 빛나다, 아름다운 광채를 내다

뜻풀이 : 굼뱅이는 지극히 더럽지만 매미로 변하여 가을바람에 맑은 이슬을 마신다. 썩은 풀은 빛깔도 없지만 반딧불로 변하여 여름 날의 달밤에 그 빛을 반짝인다.
한 편의 시 그대로이다. 이렇듯 자연은 더러운 오물에서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는 오묘한 섭리를 가졌다. 하지만 인간은 본질을 잊고 겉모습만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미 철학과 종교의 세계이며 인간을 훨씬 초월한 것이다. 더러운 곳에서 깨끗함이 생기고 어두움에서 밝음이 생긴다는 자연의 이치를 알 땐 인간은 겸허해지는 것이며 또한 겸허해야 한다.
어느 봄 날 예쁜 줄무늬 애벌레 한 마리가 세상에 태어났다. 줄무늬 애벌레는 세상구경을 하기 위해 길을 가다가 하늘 높이 치솟은 커다란 기둥 하나를 만나게 되었다. 그것은 수많은 애벌레들로 이루어진 기둥이었다. 애벌레들은 서로 꼭대기로 올라 가려고 있는 힘을 다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애벌레를 짓밟고 위로 올라가는 놈도 있었고 딴 애벌레에게 밀려 아래로 떨어지는 놈도 있었다.
줄무늬 애벌레는 열심히 올라가는 다른 애벌레들에게 왜 그렇게 열심히 올라가는 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애벌레들은 이구동성으로 남들이 다 가니까 그냥 가는 거라고 대답했다. 애벌레들은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냥 올라가고만 있었다. 거기에는 친구도 없고 오직 밟고 올라서느니 밟혀서 떨어지느냐하는 처절한 경쟁만이 있을 뿐이다.
이 애벌레들처럼 사람이 목적도 없이 산다는 것은 그 인생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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