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중 선생과 함께하는 논어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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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선생과 함께하는 논어이야기 18
  • 장강뉴스
  • 승인 2017.03.0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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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動)과 정(靜)의 철학

好動者雲電風燈(호동자운전풍등) 嗜寂者死灰槁木(기적자사회고목)
須定雲止水中(수정운지수중)有鳶飛魚躍氣象(유연비어약기상)

▶운전풍등(雲電風燈) : 운전(雲電)은 번개구름, 풍등(風燈)은 바람에 흔들리는 등불
▶기적(嗜寂) : 고요함을 좋아함
▶사회고목(死灰槁木) : 불이 꺼져 식은 재와 말라죽은 나무, 고목(槁木)은 고목(枯木) 말라죽은 나무
▶정운지수(定雲止水) : 시어詩語(詩語)임 잔잔한 물속에 어려있는 구름, 그림자
▶연비어약(鳶飛魚躍) : 시어(詩語)임. 시경(詩經) 대아한록(大雅旱麓)편에 나옴. 즉 솔개는 하늘에서 날고 고기는 깊은 물에서 뛰어 오른다.

뜻풀이 : 움직이기 좋아하는 사람은 비구름에서 이는 번개불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등불과 같고 고요함을 즐기는 사람은 불꺼진 재나 말라 죽은 나무와 같다. 하지만 잔잔한 물이나 머물러있는 구름에도 마땅히 하늘을 나는 솔개나 높이 뛰어오르는 고기의 기상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떤 책을 읽던 중에 중국에는 철학이 없다는 내용을 발견하였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야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이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나 헤겔의 변증법이 없다고 해서 한 말이라든가. 서양의 철학은 쌍둥이처럼 신학과 과학으로 분화(分化)되고 오늘날이 과학문명의 전성시대라서 그런 생각을 가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에는 예로부터 음양설(陰陽說)이 있었다. 그리하여 성리학의 책을 펼쳐보면 동(動)이니 정(靜)이니 하는 말이 자주 눈에 띈다. 음양설로 생각할 때 동(動)은 생명있는 것, 활동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생명을 잃은 것, 활동을 멈춘 것이 정(精)이다. 생(生)과 사(死)가 있는데 어찌 철학이 없다 할 수 있겠는가?
불교사상은 아니지만 그것도 생사일여(生死一如)이다. 죽음 속에 생명이 있고 생명은 또 죽음에의 과정이다. 동(動)을 좋아하는 자는 구름, 번개, 바람, 불길로 구분해서 생각해도 좋다. 적(寂)은 적멸(寂滅)이니 입적(入寂)이니 하는 불교용어가 연상되지만 결국은 정(靜)이다.
홍자성은 이런 동(動)과 정(靜), 생(生)과 사(死)를 예로 들어 하늘을 나는 솔개와 띄어오르는 고기에서 대자연의 싱싱한 생명력을 잊지말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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