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옴천 구절초 군락지가 만들어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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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옴천 구절초 군락지가 만들어지기까지
  • 장강뉴스
  • 승인 2024.10.3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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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진 강진군청 민원봉사과
최양진
최양진

 

음력 9월 9일은 중앙절이다. 옛날엔 설날, 삼짇날, 단오, 칠석과 함께 명절로 지냈다. 중앙절에는 국화를 감상하거나 국화잎을 따다가 술을 담그고,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은 막걸리에 노란 국화를 띄어 마셨다 한다.

얼마 전 옴천 구절초 군락지가 모 신문에 나온 것을 보았다. 그 기사를 읽고 나서 예전 생각이 나서 글을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2020년 환경관리팀장으로 발령받고 인계인수를 받는 데 옴천면에 구절초 단지를 조성하라는 지시사항이 있었다. 예산이 확보된 것도 아니고 무작정 구절초 단지를 조성하라 하니 황망하기 그지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끌고 온 것 같았다. 옴천면에 지원하고 있는 영산강유역환경청 예산을 사용하고자 담당자와 여러번 문의를 해보고 서너차례 영산강청을 찾아가 사업설명도 해봤지만 돌와오는 대답은 영산강청이 추진하는 사업과 동떨어진 사업이라 지원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보고 연구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번에는 수자원공사에 연락을 해 보았다. 수자원공사에서는 장흥댐주변지역지원사업으로 작천면, 병영면, 옴천면에 대해서 주민소득지원사업과 생산기반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장흥댐주변지원사업으로 예산의 반은 시군에서 사용토록 하였고, 나머지 반은 수자원공사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였다.

시군 사업비는 그동안 마을비품구입이나 주민생할여건사업, 행사지원사업비로만 지원해 오고 있었다. 여러가지로 알아본 바 수자원공사 자체예산에서 아직 사용하지 못하고 이월된 예산이 상당히 있었다. 희망이 보였다.

수자원공사 담당자와 팀장에게 옴천 구절초 사업계획을 설명하였다. 구절초를 심어 관광객이 찾아와 쉬어가는 공간을 마련하고 농산물판매로 농가소득을 올리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계속 설득했다.

마침내 수자원공사에서 긍정적 답변이 와서 사업비 5,100만원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런데 장소가 문제였다. 아무리 돌아다니면서 적정한 장소를 찾아보려 해도 보이지 않았다. 옴천 엄지마을 앞 논에 심을려고 생각도 해 봤으나 정읍시 농업기술센터 구절초팀에 문의한 결과 구절초는 배수가 잘되는 마사토에서 활착이 잘 된다고 설명했다.

정읍시도 초기에는 잦은 실패를 겪었다고 했다. 또한 논에 심었을 때 매년 임대료 지급도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해양산림과에서도 2014년 생태공원에 구절초를 심었으나 실패하였다고 했다. 몇 군데 장소 중 그래도 관광객들에게 잘 보이고 완만한 임야는 좌척마을 입구라고 최종적으로 확정하였다. 그래서 토지소유자들에게 토지사용승낙서를 받고자 옴천면과 함께 진행하였고 원만히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공사는 옴천면에서 하도록 지시가 내려졌다. 그 후로 옴천면에서 정읍시 견학도 가고 계약을 통해 사업을 시행하였다. 구절초가 양지식물이라 나무를 많이 베어내야 했다. 구절초가 다음년도에 어느 정도 군락지를 이루자 관광객들도 찾아오고 SNS에도 자주 나왔다. 지금은 구절초 군락지를 더 확대하는 데 군이 나서고 있다.

처음 2020년에는 1,600평으로 시작되었던 구절초 단지가 지금은 1만2,000여 평으로 확대 되었다. 민선8기 공약사업 중 하나인 ‘강진 미 프로젝트’를 통해 옴천 구절초 군락지는 더욱 확대되었고, 새로운 장소인 강진읍 삼일탑 주변에도 많은 구절초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가을의 여인’이라는 꽃말을 가진 구절초는 가을철 힐링 여행지로 안내할 것이다.

지금도 가끔 옴천 구절초 군락지를 지날 때면 ‘아! 내가 첫 삽을 떴어’라는 자부심이 생기곤 한다. 아직 정읍시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구절초가 번지고 관리하고 확대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정읍시에 못지않은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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