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개구리 가족 합창단과 함께하는 요양보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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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개구리 가족 합창단과 함께하는 요양보호사
  • 장강뉴스
  • 승인 2024.05.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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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미(광주사단법인 새벽요양보호사협의회 대표)
서상미
서상미

 

모든 만물들이 하늘의 섭리 앞에 순종하듯 일제히 연녹색에서 진초록으로 연회장을 펼쳐 놓은 듯한 녹음들이 시작되는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실버스토리 요양원’은 나주시 혁신도시와 그리 멀지 않는 남평읍 드들강 뽀짝 옆에 위치한 곳.

어르신들이 입소하실 때 가지고 오신 소지품 속에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추억까지도 가지고 오시면 한 토막의 동화로 엮어 풀어드리는 만능 우리 요양보호사 선상님들 그리고 시설명 그대로 소중한 어르신들의 생생한 ‘역사박물관’ 현장 그 자체랍니다.

이곳은 주변 경치와 산세가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들녘으로 되어 있으며 사계절 변화를 볼 수 있게끔 옆 동네 부지런한 농부 아저씨들의 손길 덕분에 요양원에 입소해 계신 어르신들과 모든 근무자 선생님들에게 힐링이 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입소가 끊이지 않고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생태 정원은 하늘이 내려 준 앞마당과 같습니다.

야간근무 시 유난히 달이 밝은 밤에 개구리 가족들이 밤새 부르는 노래, 먼저 아들 며느리가 맑고 높은 소프라노 음색으로 “가갸거겨 개굴개굴 선창이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 개구리가 묵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라랴러려 로료루류로 화답을 하니 음정박자가 전혀 맞지 않는 재롱쟁이 손자 손녀들까지도 합창 하모니”를 이루는 화목한 개구리 가족들의 노래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입소해 계신 어르신들에게 아들, 딸, 며느리, 손주 가족들이 면회 온다는 신호라 그런지 요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휘자가 없이도 개구리 가족들 모두가 목청을 높여 귀가 따갑도록 울어되지만 그래도 청정지역인 실버스토리 요양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우리에게는 福인 것 같네요.

노인의 삼고(三苦) 라는 것이 있다. 사람이 늙어가면서 겪는 세 가지 고통을 말하는데、경제적 능력의 상실인 ‘빈곤’ 신체 기능의 악화인 ‘질병’ 젊은 세대에게 사회를 넘겨준 후 홀로 느끼는 ‘소외’가 그것이다.

이 세가지 고통들은 늙어 구부정하게 굽은 등을 무겁게 내리누르고 시름시름 마음의 병을 앓게 한다. 신체 기능이 약해지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고 젊은 세대가 사회를 이끄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네요.

삶의 모든 것들이 깃들어져 있는 집들을 뒤로한 채 형제 자식들 품을 떠나 동병상련 같은 처지에 있는 벗들과 도란도란 놀다가도 뉘엄뉘엄 해가 저물면 귀소 본능에 따라 안절부절 불안해하시면서 잠은 집에 가서 자야 한다고 황소고집을 부리시는 어르신들, 천국행 열차표를 오늘도 받지 못하여 서성대신 후 방에서 주무시다가도 잠꼬대와 코골이를 거칠게 내쉬는 숨소리는 금방이라도 멎어질 것 같기에 예의주시하느라 늘상 긴장된 돌봄을 하고 있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한결같이 식사를 위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시다가도 조식 배급되면 용감하게 식사들을 하신 후 지병들로 인해 드시는 약을 보약처럼 꼬박꼬박 챙겨 드시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이 세상에서 저세상으로 옮겨 가는 길도 저리도 머나 봅니다.

인생 광야길 生 사시다가 마지막 가시는 간이역에서 잠시 만난 친구들과 삼시세끼 식사와 정해진 시간에 맛난 간식을 드시고 프로그램 진행 중 사소한 일로 가끔 아이들처럼 다투는 모습 등으로 시끄럽지만 그래도 거침없이 우리 국가심청이 요양사님들이 엄니!! 아버지!! 어르신!! 하시면서 감독 및 출연자의 역할을 잘 하시더라고요.

하늘의 “신”이 부모를 통해 출생되게 하였지만 한날한시에 함께 갈 수 없는 곳이 하늘나라 인지라 인생의 여정 중 5월 어버이날에 자녀들이 찾아와 어르신들 침대 옆에 놓아둔 아름다운 카네이션 화분을 자주 매만지며 아주 소중히 간직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동안 장엄하게 살아오신 것에 비한다면 아름다운 꽃이라 할지라도 비교할 수가 없겠죠.

그래서 우리 요양보호사 선상님들도 잠시나마 하늘 같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그리워하며 눈시울이 붉어졌죠.

장기요양제도 속에서 수고하시는 『복지의 꽃 국가 심청이 우리 요양보호사님』의 손길로 천하보다 귀한 어르신들의 생명을 존귀히 여기고 위로하며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우리들과 모든 관계자분의 아름다운 헌신이 진정 품위있는 복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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