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김태중(강진군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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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김태중(강진군선관위)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6.04.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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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선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 김태중
선거를 며칠 앞두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게 된 나는 우연히 택시기사님과 승객들의 요즘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선거관위원회에 임용된 지 며칠 안 된 나였기에 내심 선거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기사님의 대답은 승객들은 선거에 대한 관심보다는 인공지능 알파고 와 바둑기사 이세돌9단과의 대국이었다.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군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에서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의 대국이야기...
결과는 이세돌 9단이 자존심의1승은 걷었지만 알파고의 4:1승이었다. 택시 기사님의 얘기에 따르면 대국을 보고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의 위력을 확인한 사람들은 실로 혼돈 이라 할 만큼 인공지능의 위력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언어를 이해하고, 상황을 인식하고, 가치를 판단하고, 운동감각을 느끼고, 지식을 학습하고, 공간을 이해하고,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일은 모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지능력이다.
하지만 알파고와의 대국을 보면 미래엔 기계들도 점차 인간과 비슷한 인지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욱 발달하면 사람들의 일자리나 역할은 사라질까?
심각한 청년실업과 20대도 퇴출이 예외가 아닌 현 직업시장에서 선관위에 임용된 지 얼마 안 된 나는 직장을 얻자마자 인공지능이 내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선관위에 들어와 선거준비를 하면서 그런 생각은 기우였음을 느끼게 되었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의 지식을 간추려 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퍼 컴퓨터가 제공하는 지식을 암기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은 암기하는 두뇌 능력보다는 심도 깊이 추론하고 사람 과 사람사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고 능력이 더 중요하다.
선관위에서 투표참여 불편자에 대한 선거서비스 제공하는 일이 그렇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형 투표 안내, 교통 불편지역에 투표소 이동 지원차량 운행, 다문화 가정 대상 투표·선거정보 제공하는 것 등 이런 방식을 활용하여 참정권 행사를 적극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판단이다. 이것은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심도 깊은 추론능력이나 배려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선관위 직원인 우리는 준비하는 입장이지만 유권자들에게 선거역시 그렇다.
유권자들은 한 표를 행사하면서 스스로 고민하고 경험으로 축적한 자신의 철학을 지지하는 후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우리는 짧은 시간 만에 산업화를 통한 발전도 이루었고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으로 폭력적 수단이 아닌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이룩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치러진 제18대 국회의원선거는 사상 가장 낮은 투표율인 46.1%를 기록했고 19대 역시 겨우 50%대에 머물렀다.
자신의 가치를 포기한 사람이 50%나 된다는 것이다. 문득 점심시간에 과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차이는 자신이 왜 바둑을 두고 있는지 아는 것 과 모르는 것의 차이라고... 이제 곧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시행된다.
선거를 왜 해야 하는지 유권자는 스스로 느끼고 생각해 보며 다가오는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유권자 자신의 철학이 담긴 미래가 자신의 한 표에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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