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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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6
  • 장강뉴스
  • 승인 2023.03.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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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 신작 시 - 16통의 부재중 전화

당신은 나의 부재와 연락하세요 나는 당분간 침묵할 것입니다 당신에게 화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신의 말에 더 다치고 싶지 않습니다 상처가 두려운 게 아니라 당신에게 화낼지도 모르는 나를 피난시킨 겁니다 울퉁불퉁한 당신이 싫은 것보다 참지 못하는 내가 더 견디기 어렵거든요

당분간 나의 부재를 열어 놓겠습니다 마음껏 방문하셔도 됩니다 해설사는 없어요 언제든 오세요 당신이 서두르면 보이지 않겠지만 나의 부재에서 싹이 나고 있을 겁니다

모래 속 씨앗처럼 내 안의 기쁨이 싹틀 것처럼 간질거리고 있거든요

다그치지 마세요 당신을 아주 미워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갈고 있습니다 여물어 터지겠지요

아직 꽃 피려면 멀었습니다 햇살의 뒤꿈치처럼 스리슬쩍 다녀가세요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은 1967년 장흥 장동면 만수리 태생. 1994년 〈창작과 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 〈코끼리가 쏟아진다〉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귀가 서럽다〉 〈물 속의 불〉 〈상처가 나를 살린다〉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장편소설 〈청앵〉 〈열세 살 동학대장 최동린〉 등 ◆연구서 〈시문학파의 문학세계 연구〉 〈시톡1〉 〈시톡2〉 〈시톡3〉

◆산문집 〈탐진강 추억 한 사발 삼천 원〉 〈이름만 이삐먼머한다요〉 〈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 온다〉 등을 펴냈고, 〈조태일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전남문화상〉 등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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