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나그네 인생길
상태바
장강칼럼 - 나그네 인생길
  • 장강뉴스
  • 승인 2023.03.05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일중 논설위원
최일중
최일중

한곳에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사람을 나그네(손님)라 하는데 나그네는 잠시 머물렀던 곳에 무엇인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고 잠시 머물다가 떠난다. 종교계에서는 인간을 이승에서 잠시 머물렀다 영겁(永劫)의 저승으로 떠나는 나그네 인생이라 한다.

길은 태초에 없었으며 사람이나 짐승이 계속 다니면 길이 생겼다. 처음 간 사람은 길을 만들고 있으므로 다음에 올 사람을 생각해서 잘 만들어야 하며 길을 만드는 사람을 개척차라 한다. 인생이란 생명체인 인간(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삶을 말하는데 인생은 한 번뿐인 인생길을 선택해서 가고 있으며 인생이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에서 나그네 인생길이라 한다.

인생이 어떤 길을 만들며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서산대사(1520~1604)는 후세 사람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선시(禪詩)를 남겼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발걸음을 어지럽히며 가지 말라/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걸어가는 이 발자취는/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반드시 뒷사람들의 길이 되리니라』

따라서 내가 선택한 인생길을 누군가는 답습할 수 있으므로 바른 인생길을 선택해서 개척하며 가야한다. 인생이 살아가는 길은 사람마다 선택해서 낯선 길을 가고 있다, 그 길은 처음 가는 길로서 한번 밖에 갈 수 없으며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이다. 그 길을 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일을 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좋은 길동무를 만나기도 하고 고난의 돌부리에 걸려 길을 따라가기도 하고 자기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도 한다. 인생이 살아가는 길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므로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는 것이) 바람직한 인생길인가?’라는 정답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과거에서 현재까지 살아온 수많은 사람의 경험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후세 사람들이 살지만,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훌륭한 사람을 본받거나 자기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도 한다. 이러한 나그네 인생 여정(旅程)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인연(因緣)이다. 부모형제와 만남뿐만 아니라 혈연, 지연, 학연, 직장연, 종교연 등 수많은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귀중한 시간이다. 그러므로 누구를 만나 어떠한 인생을 사느냐에 따라 행복하거나 불행한 삶이 되기도 한다. 그중에서 배우자와 친구는 자기가 선택한 만남이지만 인생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상을 사노라면 수많은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한다. 그중에는 디딤돌이나 징검다리가 되는 사람이 있고 걸림돌이나 누름돌 같은 사람도 있다. 그러면서 현재의 삶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하지만 결국은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길이란 혼자서는 갈 수 없는 험난한 길이기에 길동무와 함께 가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즐거운 마음으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고 인간답게 살아가야 한다. 인생이 가는 길은 결국 죽음을 향햐 갈지라도 가치 있고 보람된 삶을 살아야 한다. 가치 있는 삶이란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선행을 베푸는 일이다. 선행을 베푼다는 것은 남을 위해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베풀며 도와주는 일이다. 생명을 가진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면 그 사연의 삶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그 기억은 생전에 그 사람이 선행을 베풀었는가 아니면 악행을 저질렀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인간성이 평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처럼 선행은 사람들 마음속에 잊히지 않는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는 일이다.

나그네 인생길은 종착역에 도착하면 이승을 떠나야 한다. 아무리 많이 가진 사람일지라도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가진 것을 잠시 가지고 있다가 모두 버리고 떠나야 한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울면서 태어났다. 그러나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웃으면서 떠날 수 있도록 인생은 선행을 베풀면서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는 종교계에서는 말하는 이승에서 잠깐 머물다 떠나는 나그네 인생이지만 머물렀던 이승에 많은 것을 베풀고 새로운 인생길을 개척하며 떠나는 보람 있는 나그네 인생의 삶을 살다 갔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