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칼럼 - 보림사 일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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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 보림사 일선스님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6.02.22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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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삼재풀이

입춘이 지나고 나니 바람결이 한결 부드럽습니다. 민족의 대명절인 설을 맞이하여 고향을 찾아온 사람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절에 와서 참배를 합니다. 저마다 학창시절 소풍왔던 기억을 떠 올리며 천진스런 동자승처럼 나이를 망각하고 한바탕 웃고 떠들며 옛 추억에 젖어 있습니다.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산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닙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할것이라고 했지만 새해들어 유래가 없었던 강추위가 찾아와서 참으로 혹독한 겨울이었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도 추위와 폭설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한편 새해들어 남북의 긴장과 갈등은 더욱이나 어려운 경제현실에서 커다란 불안의 요인으로 자리매김되어 올 한해가 녹녹하지 않을것만 같습니다. 또한 삼재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입춘을 맞이하여 삼재풀이 불공으로 불안한 마음을 달래보려고 부처님께 기도를 올립니다.
이번 입춘맞이 삼재기도에 참석하신 허리가 기역자로 구부러진 노보살님은 육이오의 난리와 장사하고 농사짖느라 허리를 다쳐서 커다란 고통을 겪었노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 명의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내 잘 키웠습니다. 어떻게 자식들을 키웠는지 물어보았더니 어려울때마다 부처님께 의지하여 험한 세월을 이겨내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남은 소원이라면 기도 열심히 해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원을 세웠습니다. 비록 산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요즘 세대처럼 쉽게 삶을 포기하고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존경스럽고 바람직한 삶의 모습을 노보살님은 제시해주셨습니다.
삼재팔난이란 하늘과 땅, 사람사이에서 일어나는 중생들의 모든 재난으로 들어오는 해와 머물러 있는 해, 나가는 해를 말하며 9년주기로 3년동안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지혜로운 조상들은 농경사회에서 새해가 시작되는 입춘을 맞이하여 한 해를 설계하고 살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의 재해 앞에서 더욱 자신을 낮추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간의 고통은 화재, 수재, 풍재의 고통과 더불어 인간사에서 벌어지는 사사로운 여덟가지 고통으로써 신구의 삼업을 통해서 지은 바 저마다의 업력입니다. 하지만 잘 극복하면 나와 나를 감싸고 있는 것들이 둘이 아니라는 존재의 원리인 인연법을 깨닫게 됩니다.
첫째 풍재로 바람은 모든 것을 흩트러버리는 성질이 있습니다. 호흡은 바람기운으로 생명을 지탱하는 근본이지만 호흡을 살피지 않으면 몸의 에너지를 상실하게 되어 병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호흡을 매순간마다 알아차리면 호흡의 들어오고 나감을 통해서 생각의 일어나고 사라짐은 무상하고 고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몸에서 일어나는 욕망의감각인 남녀의 바람기운을 조심하지 않으면 고통이니 항상 몸을 깨끗이 하여 정해진 인연이 아니면 몸을 함부로 해서는 안됩니다.
둘째는 화재로 불은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고통이 있습니다. 입은 화의 문이라고 햇듯이 예부터 조상들은 입단속을 철저히하여 입으로부터의 재앙을 경계하였습니다. 입으로는 참지 못하여 화를 내며 남을 이간질하고, 교묘히 꾸미는 말을 하고 욕설로서 업을 짖게 되어 그 결과의 과보에 괴로워 합니다. 그래서 입은 화의 문이니 항상 세 번 생각하고 말을 하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찬탄하는 말을 해야 한다고 옛어른들은 경책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참고 견디어 함부로 화를 내서는 안됩니다. 잘 가꾸어진 푸른 산도 순간 불씨하나로 인해서 태워버리듯 어렵게 쌓은 복덕도 한 순간 화를 참지 못하여 순식간에 잃어버린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수재로 물은 쓸어버려 옮기고 파괴하는 고통이 있습니다. 또한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은 물기운으로 몸을 차갑게 하고 병을 만들어 고통으로 괴로워 합니다. 그래서 항상 긍정적이이며 밝고 맑은 생각으로 우울하고 차가운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며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항상 부정적인 사람들은 어두운 기운으로 인해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며 매사에 자신이 없어 사는 것이 참으로 힘들어 보입니다. 이것이 삼재이니 누구나 살아가면서 닥쳐오는 고통의 모습입니다.
입춘삼재기도를 맞이하여 삼재를 새롭게 생각해 풀이해 보았습니다. 불자들은 부적쓰고 속옷을 태우는 관습에서 벗어나 신구의 삼업을 청정히 하여 정정혜 삼학을 닦고 복과 지혜를 쌓아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깨달음을 성취하고 보살행으로 완성하는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 겠습니다.
봄은 소리없이 우리 곁에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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