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시 - 인생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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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시 - 인생의 가을
  • 장강뉴스
  • 승인 2022.11.2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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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웅(장흥 계산교회 목사)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가을의 풍경들은 모두 철학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어

모든 사물에게서 황혼이 가진 노을 빛이 보여지는 듯하다.

 

곡식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가을 들녘에서도..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가는 깊은 산 속에서도..

낙엽이 쌓여가는 학교 교정에서도..

그리고 인생의 가을을 맞는 노인들의 흰 머리카락 가운데서도..

 

가을은 맛의 계절이다.

그 시어서 먹을 수 없었던 것들이 맛으로 변하는 시기다.

시던 사과도 단맛을 품고, 떫던 감도 단맛을 품고 있다.

가을 하늘에 달린 열매 중에 달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며

맛이 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창조주를 사랑하며 살아온 사람에게서

이 열매의 맛을 느끼게 된다.

풋것이 변하여 단맛이 되는 것처럼,

옛사람이 변하여 새사람이 됨을 보게 된다.

 

자기만 알고 남을 찡그리게 했던 사람이

남의 얼굴에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을 보게 된다.

피하고 싶었던 사람이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변하고

또 뻣뻣했던 곡식이 고개를 숙이듯이 교만에 찬 모습이

겸손한 모습으로 바뀐 것을 볼 때 인생의 가을을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인생의 삶을 열매로 표현한

성경의 교훈이 가슴에 깊이 와닿는 계절이다.

우리 집 뒷마당에는 감나무 두 그루가 있다.

왠일인지 열매가 다 빠지고 거의 없다.

열매 없는 가을 나무처럼 볼 품 없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열매 없는 가을 나무는 배은자의 모습이다.

쳐다보는 사람에게 실망을 주고 체념을 하게 한다.

열매 없는 가을 나무 같은 나의 모습을 보고 놀랄 때가 많다.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배은자의 모습으로 서 있었던가!

하나님의 기대를 얼마나 저버리면서 살아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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