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 시인
소슬한 간밤에
음력 시월 맑은 만월 빛이
내 얼굴을 쓰다듬는 바람에
몇 번이나 자다 깨다
긴긴 밤 지새며
깊은 잠 못 이루지 못했네.
화들짝 나가보니
청명 하늘에 만월이 휘영청 떠서
나를 묵묵히 내려다보네.
이슬 내려앉은 국화 잎에도
하얀 달빛이 누워
날을 듯 신기(身氣)가 상쾌하고
설렁설렁 바람결에
뜰락 감나무 간헐 적
까치밥 떨어지는 소리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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