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 선거문화 이대로 두어야 하는가? ① 역선택(逆選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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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 선거문화 이대로 두어야 하는가? ① 역선택(逆選擇)
  • 장강뉴스
  • 승인 2022.04.2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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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용 논설위원
김장용 논설위원
김장용 논설위원

‘역선택’이란 완벽한 보험제도의 성립을 방해하는 요인을 설명하기 위한 경제학 용어이다. 보험금을 탈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위험 발생률이 보통 이상인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보험사와 보험 가입자간의 정보가 다르기 때문에(이를‘정보의 비대칭성’이라 한다) 발생하게 되는데, 역선택은 일반적으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은행의 대출을 예로 들어보자.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대출받는 사람에 대한 정보(재산, 신용)을 최대한 알려고 할 것이고, 반면에 대출 받는 사람은 자신의 정보를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금융기관이 대출받는 사람의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대출을 하게 되면 미상환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대출 받은 사람은 빌린 돈을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역선택의 문제가 선거판에서도 일어난다. 피선거권자(후보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정보는 최대한 알리고 불리한 정보는 감추려고 할 것이다. 반면에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가 내세우는 좋은 정보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더 많이 확보하려고 하는 양상이 벌어지게 된다. 당락(當落) 즉 생사를 걸고 임하는 선거판에서는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문제는 잘못된 역선택으로 유권자가 지지하지 않거나, 유권자가 의도하지 않거나, 사회적 여론과 평판과는 다른 후보가 선택을 받아 당선되는 것이다. 이는‘도덕적 해이’로 이어지고 그 손실은 고스란히 유권자의 손실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거에 있어서 역선택은 있어서는 안 되는 나쁜 선거문화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더불어민주당 장흥군수 후보 경선에서 이런 역선택이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후보간 단일화 여론조사나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등에서 일부 후보가 선거판세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기 위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했다는 소문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잠시도 장흥을 떠나지 않고 장흥에서 토박이로 살아왔다. 수많은 선거에서 유권자로 참여해왔고, 어느 때는 공직에서 선거사무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처럼 역선택이 공공연히 회자되는 선거는 경험한 적이 없다.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하다.

역선택을 선거전략으로 하는 일부 장흥군수 후보들에 묻는다. 당신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출마했는가?

장흥은 의향(義鄕)이다. 동학과 이순신과 안중근의 혼과 얼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군민헌장에서는“산과 들이 유달리 빼어난 우리 장흥은 산의 정기와 물의 덕이 넘쳐 사람은 기상이 당당하고 슬기롭다”고 했다.

역선택! 그것은 의로운 고장 장흥, 의로운 사람 장흥인의 자존심을 먹칠하는 행위이다.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는, 반드시 사라져야 하는 잘못된 선거문화이다.

“역선택(逆選擇)”이 아닌 “참(眞)선택”을 하는 선거문화를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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