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떡잎부터 될성부른 나무(樹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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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떡잎부터 될성부른 나무(樹木)
  • 장강뉴스
  • 승인 2022.04.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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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청명(淸明) 동시화(桐始華), 오동나무 꽃피기 시작한다.

1년만을 위한 계획이라면 곡식을 심고 10년을 위한 계획이라면 나무를 심는 것이 좋다.

최일중
최일중

그러나 백 년을 위한 계획이라면 사람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우리말 속담이 있다.

이는 교육적측면에서 떡잎부터 알아보면 될성부른 나무 아닌 나무가 없다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 봄이 오고 있는 들판에 나가보면 보일 듯 말 듯 솟아오르는 새싹들을 볼 수 있다.

어떤 것은 넓고 길게 자리를 잡고 힘차게 올라오려는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아주 짧고 좁아서 허리 굽혀 살펴보기도 거의 보이지 않아,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것도 있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 그곳에 가면 뾰족하거나 넓따랗게 또는 작지만 싱싱하게 솟아 나온 새싹과 새순들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몇 번의 비라도 지나간 커다란 꽃봉오리를 자랑하거나 예쁜 겹겹의 꽃잎을 피워내거나, 또는 아주 작고 앙증맞은 꽃잎을 달고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꽃들이 저마다 자신을 뽐내며 피어나 물결치는 들판에 만나게 된다.

모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닿 자신의 몫을 한 것이다. 불교경전에 일운소우 칭기종성 이득생장 화과수실 (一雲所雨 稱其種性 而得生長 華果數實)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비는 아무런 차별이 없이 내리지만 모든 나무와 풀은 큰 나무든 작은 나무든 큰 풀이든 작은 풀이든 자기의 그릇만치 자신에게 알맞게 받아들여 생장(生長)을 얻어서 꽃과 열매가 펼쳐지고 맺힌다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도 시작도 다르고 속도 다르고 가는 길도 다르게 커 나가지만 모두 자신의 특성을 지니고 자기만의 빛깔을 물들이며 하나의 소중한 생명으로 자신들만의 특별한, 자랑하면서 세상을 향해 피어나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그들의 아름다움을 미처 알아보지 못할 따름이다. 그러니 떡잎부터 알아보면 모든 나무는 될성부른 나무인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독창적인 존재로 태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삶의 조건이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르며 지니고 있는 삶의 그릇 또한 서로 같지 않다.

모두가 자신의 그릇을 품고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자연이 가르쳐주는 평범해 보이지만 위대한 진리를 놓히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기량과 빛깔을 지니고 마음껏 뻗어 나가 자신만이 지니고 고유의 꽃을 피워 주변의 아름다움과 조화롭게 어울리고 그 아름다움에 빛을 더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타고난 능력을 길러 자신만의 꿈을 이루고 사회에 기여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 이것이 바로 교육이 이루어내야 할 사명인 것이다.

이제 시대는 바뀌었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공부는 일종의 특기이자 취미일 뿐이다. 노래를 잘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운동을 잘 하는 재』능처럼 공부 역시 누군가가 하나의 재능인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하워드가드너 교수는 저서 『마음의 틀』을 통해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다. 그게 사람마다 다를 뿐이라는 다중지능 이론을 발표했다.

그는 인간의 지능은 IQ, EQ 같이 단순한 지적능력이 아닌 8가지 유형 운동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각자 갖고 태어난 선천적인 재능, 우수한 지능이 하나씩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모두 필살기가 다르다. 그러므로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고유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단지 그것을 언제 알아차리느냐가 중요하다. 어린 시절에 일찍 찾아내서 키워가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평생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래서 우리는 떡잎부터 알아봐서 될성부른 나무로 자라게 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이다. 그런데 그것은 끊임없이 관심과 열정과 사랑에서 가능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예쁘다는 시의 구절처럼 아이들의 재능 또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쉼 없이 관심을 갖고 그들을 존중하며 지켜보아야 보이는 것이다.

가난한 자들을 도우며 살게 될 것을 열두 살 소녀 시절에 깨달았으며 빈자들의 성녀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더테레사 수녀는 ‘아주 어린 아이조차도 자신을 존중하는지 아닌지를 100% 직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알아 봐주고 존중하며 사랑으로 북돋아 자신만의 재능을 키워나가도록 도와주는 것, 즉 떡잎부터 알아보면 될성부른 나무 아닌 나무가 없다는 생각이 현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미래를 만드는 힘,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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