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최일중 성균관 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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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최일중 성균관 전의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6.01.0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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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 다시 시작(始作)하며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을미(乙未)년 한 해를 보내고 희망찬 병신(丙申)년 새해 아침이 밝아왔다.
새해에는 항상 우리에게 미지의 장이 열린다. 밝고 힘찬 도약과 웅비의 표상만으로 우리의 앞길이 장식되도록 그 날이 오기까지 노력할 것이다.
청각과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세상과 소통하게 된 기적의 여인 헬렌켈레가 말했던가요?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다른 문이 열린다고요. 희망을 잃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다시 시작하라는 뜻이겠지요.
생각해보면 그것은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팽팽하게 맨다는 뜻)이란 말과도 상통하지 않나 싶다.
중국 한(漢)나라때 동중서(董仲舒)란 유학자가 무제(武帝)에게 올린 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지금 한나라는 썩은 나무와 똥이 뒤덮인 담장과 같아서 어찌할 도리가 없는 지경이다... 이를 비유하자면 거문고소리가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에는 반드시 줄을 풀어서 고쳐 매어야(必解而更張之)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줄을 바꿔야 하는데도 바꾸지 않으면 훌륭한 연주가라 하더라도 조화로운 소리를 낼 수 없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해현경장은 주로 사회적, 정치적 개혁을 의미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이제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이다. 단지 해가 바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감옥에서의 사색으로 유명한 어느 수인의 말이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새해 첫날의 각오와 설렘이 어찌 다른 날과 같을 수 있겠습니까? 우선 많은 사람들이 이날부터 금연과 다이어트 등을 굳게 다짐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비록 그 굳센 맹세가 작심삼일로 그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어느 시인의 ‘딸에게’란 시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딸을 시집보내는 심정을 표현한 시를 읽었다. 시인은 그러나 붙들려 매어있는 것치고/ 썩지 않는 것이란 없단다/ 안간힘써 뽑히지 않는 무는/ 제자리에서 썩지만/ 스스로 뿌리치고 땅에 떨어지는 열매는/ 언 땅에서도 새싹을 틔우지 않더나/라고 위안하며 딸을 막막한 지상으로 홀로 떠나 보낸다.
그렇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위대한 결별이 필요하다.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열린 문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닫힌 문만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열려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
사마천 사기(史記)에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여자는 자기를 기쁘게 해주는 남자를 위해 단장한다.(士馬知己用女爲 悅己容)는 말이 있다. 어느 수녀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마른 향내나는/ 갈색연필을 깎아/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말로 원하시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겠지만/ 생각하면 모기의 어깨로 태산을 짊어진 듯/ 천근만근 무거움을 느끼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해에는 모두 새로운 꿈을 꾼다. 아름다운 꿈을 꾸는 것은 새해 아침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우리 모두의 특권이다. 성공하는 꿈, 행복하게 되는 꿈, 부자되는 꿈, 정상에 오르는 꿈, 좋은 짝을 만나게 되는 꿈, 그 꿈이 올해 바로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올해 마음먹은 모든 일이 소원성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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