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재개발원 강진시대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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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재개발원 강진시대를 바라보며
  • 장강뉴스
  • 승인 2021.06.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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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갑(前 강진군청 총무과장)

다산의 얼이 어린 다산초당 기슭아래 새로이 문을 연 전남인재개발원(구,전남공무원교육원/이후 인재개발원이라 씀)이 공식 개원하는 날 남포 뜰을 지나 초동 앞을 지나는 길에 노란 금계국 꽃이 양탄자를 깔고 기다리듯 반긴다.

윤영갑
윤영갑

전남인재개발원 강진시대는 전남 도청이 무안 남악으로 옮긴 후 광주에 남아있던 전남도기관의 도내이전 마지막 퍼즐 완성이다. 코로나로 인해 제한된 인원으로 치른다는 개원행사에 가는 초청되어 참여하는 소회는 남다르다. 흔적, 좋은 흔적을 남긴다는 건 평생 가슴 속에 남는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광주 북구에 위치해 있던 전남인재개발원 도내 이전문제는 도청이전 직후부터 도 의회 등에서 꾸준히 거론되었으나 크게 이슈화되지 못하다가 2014년부터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강진군에서는 내부적으로 이전문제가 공론화될 것을 대비해 폐교상태로 방치된 성전 성화대학의 리모델링을 통한 교육원 유치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2015년 들어서면서 전남도에서 교육원 이전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하고 총무과장 산하에 3명을 차출하여 「교육원유치추진단」을 구성했다. 공식직제에 없는 한시적 테스크포스였다.

2015년 4월, 인재개발원 이전이 공식화되면서 소리없는 전쟁은 시작되었다. 우리군 뿐만 아니라 도내 전 시군이 사활을 걸고 달려들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아먹는다 했던가. 우리 군은 이전문제가 공식화되기 전부터 비밀조직(?)을 만들어 가동하고 있었고 향후 강진군의 100년을 책임질 기관유치라는 사명감으로 타 시군보다 앞서 정보 등을 선점하고 있었다.

초반에는 우리 군과 같이 기존 건물리모델링을 통한 유치전을 펼친 담양과 장흥 도립대 등이 경쟁상대로 보였으나 일부 시군에서 신축부지를 내걸고 유치전을 전개하면서 리모델링과 신축여론이 팽팽히 전개되었다.

우리 군에서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다산초당지구를 신축후보지로 준비했다. 교통요충지로 접근성이 좋은 성화대 재활용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던 터라 다산초당을 대안으로 준비하는 데는 시간이 촉박했다.

낮에는 최근 이전한 전국 광역자치단체 인재개발원과 대기업 연수원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밤에는 리모델링과 신축시의 장단점,, 경제적 비용 등을 비교 분석하며 당시 세부평가지표인 균형발전기여도, 이전비용, 개발용이도, 접근성, 교육환경 등 5개분야 14개 항목에 대한 논리개발과 자료준비에 밤낮없이 매진했다.

무엇보다도 강진의 장점은 다산의 목민정신이었다. 지금은 그 터를 인재개발원에 내주고 강진읍 보은산 기슭에 위치한 다산교육관에서 통해 전국의 공무원과 기업체 임원을 대상으로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던 것도 강진유치의 당위성에 한몫을 했다. 혹자는 ‘죽은 다산이 강진을 살렸다’고 말할 정도로 다산정신 마케팅을 극대화시켰었다.

최종적으로 도내 16개 군이 21개소를 인재개발원유치 후보지로 제출, 그 윤곽을 드러내면서 어느시군도 우위를 접하지 못하는 팽팽함 속에 서면평가에 이어 현지평가가 이루어졌다. 평가단은 전국에서 50명, 광주전남에서 50명 등 100명의 관련분야 교수, 전문가 풀 인재 중 최종 각 5명씩 10명으로 구성되었다.

지역과 연관있거나 후보지용역에 참여한 경우는 당연히 배제하는 등 도에서는 선정 후 잡음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정시군 편향오해가 있을 경우 탈락 자치단체의 불복이 뻔해 감독기관인 전남도는 평가단명단은 물론 대입학력고사 시험출제위원 통제하듯 버스 한 대로 움직이며 숙박지 외출을 통제하기도 했다.

2015년 12월 17일 오후 5시, 이 날을 잊을 수 없다. 새벽부터 예보에 없던 함박눈이 내렸다. 우리 군이 평가일정의 마지막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평가단 도착 한 시간 전부터 눈이 그쳤다. 우려와 근심은 오히려 평가단을 환영하는 첫눈이 된 것이다. 우리 군 2개소를 끝으로 21개소를 모두 둘러 본 평가단은 바로 모처로 이동하여 토론 끝에 전남인재개발원 후보지로 강진다산지구를 선정 발표했다. 일부 시군에서 접근성 등을 이유로 불만의 소리를 내기도 했으나 함께 경합을 벌인 류근기 곡성군수가 다산의 정신이 살아있는 강진이기에 승복한다는 논평을 내면서 더 이상의 잡음은 없었다.

인재개발원 강진개원은 단순히 도단위 기관하나 옮겨 온 것이 아니다. 중장기 합숙 등 연간 3만여명의 교육생과 더불어 각종 회의 등으로 10만여 명이 강진에 머물다가는 경제활력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엣 어른들이 손님을 맞기 전 마당부터 쓸었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친절, 청결, 바가지요금 근절 등은 말할 것도 없다. 인재개발원 교육생을 통해 다산의 목민정신을 가다듬는 공복의 배출과 함께 강진에 가면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즐길 거리도 많다는 긍정적인 입소문이 퍼져 한사람 입을 통해 아홉을 불러들이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오롯이 군민의 몫이다.

풍수지리학적으로 현 인재개발원부지는 영구해거(靈求海去)형국으로 신령스런 거북이 물을 만나러 가는 지형으로 강진과 전남을 더 크게 발전시켜 줄 것이라 믿는다.

끝으로 성화대지구에 대한 희망이 물거품 되었음에도 강진으로 왔으니 다행이다며 이해해 주시고 다산초당지구 선정을 환영하며 인재개발원 지역유치를 위해 삶의 터전을 내어주고 조상대대로 물려 온 땅을 지역발전을 위한 충정으로 허락해 준 소유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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