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로또' 새조개 채취 경쟁에 양식장 쑥대밭…장흥 어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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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로또' 새조개 채취 경쟁에 양식장 쑥대밭…장흥 어민들 '분노'
  • 임순종 기자
  • 승인 2021.05.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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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신상해역 뻘물 유입 ‘치어 폐사에 다시마 피해’…조업 금지 명령도 무시
새조개
새조개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장흥군 신상해역의 새조개 채취를 두고 과다 경쟁이 벌어지면서 인접 가두리 양식장과 다시마 어장까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장흥군과 어민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새조개 종패(씨를 받기 위해 기르는 조개)가 장흥 우산방조제 앞 공유수면에 넓게 자리잡았다.

인공양식이 어려운 새조개는 전남 연근해에 자주 들어서지 않으며 올해도 3년 만에 장흥 앞바다에 나타났다.

약 500톤 정도로 추정되는 올해 장흥지역 새조개는 도매금액으로 200억원 정도로 예상돼 어민들에게는 '횡재'에 가까운 소득자원이다.

새조개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올해 5월말까지 채취가 가능하나, 새조개가 나오는 신상해역 119㏊은 공유수면으로 어민들의 접근이 불가능했다.

공유수면은 잠수기(수중에 들어가 작업하는데 필요한 기구)로 인한 조업만 가능하기에 어촌주민들은 해당 지역을 관리수면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잠수기수협 조합원 등이 반발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결국 수차례 협의 끝에 이 일대를 오는 31일까지 수산자원관리수면으로 지정해 잠수기와 양식장 형망을 이용해 채취할 수 있게 됐다.

5월말로 예정된 채취기한이 다가오면서 잠수기 조합과 어촌계 어민들의 채취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며 인근 해역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새조개를 채취하면서 발생한 뻘물로 인해 인근 해역의 가두리 양식 물고기 폐사와 함께 수확기 다시마 품질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하루 십수척의 새조개 채취 어선의 작업으로 발생한 뻘물로 인해 최근에는 가두리 양식장의 넙치 치어 3000여 마리의 아가미에 흙이 끼여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뻘물이 조류 흐름을 타고 다시마와 섞이면서 한창 수확기에 접어든 다시마에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장흥 대리마을 다시마 어민은 "어떤 집은 수확한 다시마의 80% 가까이 흙물에 뒤섞이는 등 마을 어가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군에서 새조개 채취 중지 명령을 내렸는데도 무시하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장흥군 관계자는 "새조개 조업의 경우 그물을 이용, 바닥을 끄는 형망 작업을 하는 특성상 뻘물이 발생하나 어느 정도 인접 양식장에 피해를 주는 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양 측이 원만히 합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새조개 조업을 취소시키는 등 강경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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