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 강진 성전 대월 달마지마을 곽영체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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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 강진 성전 대월 달마지마을 곽영체 이장
  • 임순종 기자
  • 승인 2021.03.29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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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경력 ‘강진.완도 교육장 . 도의원 2선 . 전남교육위원장’ 역임
곽영체 이장 “행복한 마을, 서로 아끼고 사랑해주는 마을 만들겠다”

강진 완도 교육장, 도의원 2선,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을 역임하고 강진군수에 출마했던 분이 이장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엘리트 교육자 곽영체 이장이다.
이장 출신이 군수, 장관, 도지사를 지낸 김두관 국회의원은 있다. 이장의 직위를 폄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교육청에서도 과장까지 지내고 교육장까지 한 사람이 이장직이 탐이 났는지 그 사연을 곽영체 이장에게 들어봤다. / 편집자 주

곽영체 이장
곽영체 이장

Q 강진군수까지 출마해서 근소한 차로 낙선한 분이 어떤 사유로 이장직까지 맡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태어난 우리 마을에 퇴직 후 소일거리로 조그만 농장을 하나 만들었는데 거의 날마다 마을을 다니다시피 했지요!

마을 분위기가 달라서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 보니까 마을 주민끼리 소송 사건이 있어서 내용을 좀 들여다 보았습니다.

서로의 감정들이 상해 있어서 얼른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기가 그리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월 20일까지 이장 선출을 못 하고 있어서 제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살폈습니다. 모두 이유는 있었습니다.

마을을 원칙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마을 규약을 만들어 규약대로 운영하면 분쟁이 약화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묘책을 찾다가 마을 규약을 세심하게 만들어서 이것을 잘 지키면 될 것 같아 마을 규약을 만들었습니다.

Q 규약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까?

= 우선 강진군의 조례나 규칙 등을 세심하게 분석하여 상위 규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초안을 만든 다음 주민 37명을 찾아가서 설명했지요. 설명과 함께 좋은 의견도 받아들여 1조부터 23조까지 만들었습니다.

전 가정을 방문하여 규약에 대해 회의를 할 테니 꼭 나와 주시라고 어르신들까지 찾아뵙고 젊은 사람들은 자리를 만들어 규약을 설명하고 직장에 다니는 분들은 직장으로 찾아가서 설명하고 의견을 듣고 다듬었습니다.

Q 마을 회의는 어떤 방식으로 개최합니까?

= 1월 21일까지 성전면에서 우리 마을만 이장 선출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면장님한테도 면목도 없고, 그래서 마을을 이참에 주민들끼리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해 나서서 마을 규약을 통과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1월 21일 14시에 회의를 열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면사무소에서 의자 40개를 대여해서 회관 앞마당에 거리 두기를 지켜 배치하고 진행용 책상은 초등학교에서 의사 진행 봉과 함께 빌려서 준비하고 앰프는 강진 전파사에서 마이크와 함께 대금을 지불하고 가져왔습니다.

회의 진행 시 쟁점 사항에 대해 법률적 해석이 필요할 경우를 생각해서 광주 법률사무소에서 후배 법학박사를 초빙했고 면사무소에서는 마을 담당인 부 면장님을 참석하시게 했습니다.

외부인을 오시라고 한 이유는 쟁점 사항에 대한 객관적 해석을 제삼자를 통해 결론을 내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67가구 중 45가구 정도 참석하셨습니다. 과반수 이상이지요.

어르신들 한 분 한 분 가가호호 방문해서 설득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시작은 회관 앞 국기를 향한 경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주민들에게는 봉투에 바둑알 흰 것과 검정 알 두 개씩을 봉투에 넣어 드렸습니다.

규약 하나하나를 검토하면서 찬성하면 흰 바둑알 반대하면 검정 바둑알을 투표함에 넣도록 설명을 했습니다.

37명에게 사전에 설명해 드렸기 때문에 큰 논란은 없었습니다. 회의에서 과반수와 의결 정족수에 대한 법학박사의 설명과 심신미약자의 투표권에 대한 법률적 해석을 받아 통과시켰습니다.

Q 이장 선거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 규약을 통과시키고 이장 선거에 대한 추천을 받았습니다. 마을 주민 중 한 사람이 저를 추천했습니다.

또 추천을 받아 다른 분이 추천되어 임시의장을 정해 투표에 들어가기 전 긴급동의가 있었는데 소송에 관련된 사람은 이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 발언 후 소송과 관련된 사람은 사퇴하고 저만 남아 나도 사퇴해야 하는데! 머뭇거리는 동안 며칠 전 마을 어르신 한 분이 자네가 나서서 마을을 좀 수습하면 안 되겠냐고 하셨고 행정기관에서도 이장 선출을 못 하는 우리 마을 때문에 힘들어해서 나도 사퇴하겠다는 말을 못 하고 주민들의 박수로 이장이 되었습니다.

Q 이장이 되어서 처음 무슨 일부터 하셨습니까?

= 마을 임원부터 규약에 따라서 12명을 선출하고 마을의 기본을 갖추도록 할 일을 메모하면서 모든 결정은 민주적으로 운영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화해를 위해 궂은 말 않기와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득하여 구정 전 회관 청소부터 하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시설을 정비했습니다.

마을 쇠통 정비, 신발장 2개, 발판 맞추기, 비키니 옷장 구입, 쓰레기장 정비 안내판 설치, 회관 인터넷 설치, CCTV 2대 달기, 주방에 선반 만들기 쓰레기통 4개 사와 분리수거하기(병,캔, 플라스틱, 일반쓰레기) 신발 털기 깔판 매트 준비 등등 모두 자비로 부담했습니다.

마을을 위해 이까짓 것 정도는 감내한다는 생각을 하고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각종 공지사항 인쇄(노인들을 위해 16포인트 크기로)하여 반장을 통해 각 가정에 전달하기, 전 주민 문자발송을 위해 56명 일괄 문자메시지 보내기, 이장이 알고 있거나 얻은 정보를 이웃에 전달하기 등 무수히 많습니다.

Q .앞으로 할 일은 또 무엇이 있습니까?

= 수도 없이 많죠. 규약도 인쇄해서 각 가정에 배부해서 집에 다 걸어놓고 볼 수 있도록 하고 마을 거리가 1.4Km나 되는데 방송시설이 엉망이어서 방송시설 개선이 시급한데 경비가 2,600만원 정도 드는데 돈이 없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연세는 있으시지만 웬만한 분들은 문자보고 보내는 수준만이라도 교육을 계획하고 있는데 군청 정보화팀에 연락해 보았더니 마을에 와서 해주기는 어렵다고 해서 마을 젊은 사람들 1:1로 교육을 좀 시켜 볼까 합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민들의 화해와 용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3월 13일(토)에는 하드레 날 부녀회에서 찰밥 김밥을 하시고 식사 후 13시부터 젊은 사람들 15명이 나와 수목 전정 및 쓰레기 치우기 등을 함께하고 끝나고 딸기 파티도 했습니다.

부득이 선약이 있어 못 나온 사람들은 간식 협찬도 해서(막걸리 딸기 단감 음료수 등) 아름답게 마무리했습니다.

Q 사회적으로 볼 때 저분이 이장을 한단다? 이런 말이 화제가 될 듯한 데요?

= 제 공직 경험이 50년 7개월인데 제 인생에서 제가 모시던 분에게서 들었던 말 한마디가 마음에 남아 새겨져 있습니다.

‘네가 있는 곳을 너로 하여금 늘 새롭게 하라!’ 는 말씀을 연구사 때 듣고 느낌이 컸습니다. ‘창조적 솔선수범’ 인간이 꼭 지녀야 할 덕목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어려운 일이라고 피하면 해야 할 일은 누가 하며 나서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언제라도 할 일이면 지금하고 누군가 할 일이면 내가 하고 기왕에 할 일이면 더 잘하자는 말도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넘어져 울고 있을 때 일으켜 세워주신 마을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이제라도 100번 이장하면서 마을에 봉사해야죠.

옷에 흙도 함께 묻히고 할 일을 하는데 뭐 두려울 것 있나요?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전남 교육계에서 일로 승부 내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일하는데 ‘내가 하고 니가 할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Q 혹시 심적으로 걱정되는 일은 없습니까?

= 초보 이장이라 이장 단장님이나 후배들한테도 늘 묻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장으로서는 선배니까요.

초임 이장 인사말 할 때 선배님들께 잘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웃으면서 ‘진짜로’)

걱정이라기보다 오해받기 싫은 점은 이장에 대한 직이 탐나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절대 그것은 하늘에 맹세코 아닙니다.

요즘 이장하면서 잠을 잘 못 잡니다.(마을이 잘 돼야 할 텐데! 하는 고민에)

공직에 있으면서 더 어려운 일들도 무수히 해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Q 이장 직무에 대해 객관적으로 언급하신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이장 체험을 해 보니까 잔일이 많고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고 이장님들이 정말 고생하시는구나 하고 크게 느꼈습니다.

보수를 최소한 50만원은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을 크기에 따라 기본급 50만원에 차등 지급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희망 사항이 있다면?

= 마을의 의사 전달 시스템의 현대화가 시급하고 행정편의를 위한 마을의 재조정도 필요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 마을에서 1,5Km 되는 곳에 두 집이 있는데 이곳은 옆 마을과는 400m 거리입니다.

당연히 옆 마을로 조정이 되어야죠. 전 도적으로 이런 곳을 찾아서 행정 편의를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주민들의 의식도 선진화가 필요합니다.

환경문제에 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쓰레기 처리 등 지구를 살려야 되니까요!

할 말은 많지만 이만....

초보 이장이라 대한민국 이·통장님들 회이팅! 마을을 위해 힘껏 봉사하세요!

마지막으로 행복한 마을, 서로 아끼고 사랑해주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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