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아름다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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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아름다운 마무리
  • 장강뉴스
  • 승인 2021.03.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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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논설위원)

이천 삼백년 후에는 이 지구상에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재앙으로 각종 질병과 재난이 일어나고 있다.

최일중
최일중

한국인 미 유학시절 교양과목 중 하나인 심리학을 들을 때 교수님이 칠판에 강의내용을 적었다. ‘당신이 3일 후에 죽는다면....’

우리가 만일 사흘 후에 죽게 된다면 당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해보자는 것이었다.

세 가지만 순서대로 써내라 하였지요. 20분쯤 지난 뒤 교수님이 칠판에 학생들이 써낸 세 가지 소망은 뜻밖에도 평범했다. ‘애인과 여행 가겠다’, ‘기가 막히게 맛있는 것을 먹겠다.’, ‘싸우고 토라진 친구와 화해하겠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하겠다.’ 교수님은 칠판에 ‘바로 지금 하라’라고 썼다. 죽음이 눈앞에 닥칠 때까지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그 모든 것을 실천하며 살라!

개똥밭에 뒹굴어도 이승이 좋다는데...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언젠가는 이승을 떠나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인생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친구가 있어 안타까웠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어쩔 수 없더라도 나이가 들어 늙어가면 곱게 물든 저녁노을처럼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나이를 거꾸로 세는 부족이 있다. 미얀마의 작은 섬에 사는 올랑사키아라는 부족은 아이가 태어나면 60살이 된다. 이후 해마다 한 살씩 줄어 60년이 지나면 0살이 된다. 더 오래 살면 10살을 주고 또 한 살씩 줄여간다. 나이를 더하기가 아닌 빼기를 하는 셈이다.

셈법만 달랐지 늙어간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한다. 다들 100살까지 살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최장수 나이는 1997년에 사망한 프랑스의 잔 칼망 할머니의 122살 164일이었다.

그런데 2020년 한국인의 연령별 생존율을 보면 70살 86%, 75살 54%, 80살 30%, 85살 15%, 90살 5%이며 100살까지 산 사람은 1.6%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100살을 살겠다고 하면서 노후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

예전에는 장수(長壽)를 오복(五福)인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중에서 으뜸으로 여겼다.

그래서 오래 사는 노인을 경륜이 있는 어른으로 존경했다. 그러나 요즘은 오복을 건강, 재산, 일, 배우자, 친구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배우자나 가족 친구와 같은 인간관계가 노년의 행복을 좌우하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노년의 자기의 길을 안다.

여생을 의미없이 지루하게 살 것인지 아니면 인생의 새로운 삶을 찾아 보람되게 살 것인지는 인생 후반기의 계획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달려있다.

노년에도 건강하게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사고와 즐거운 생활을 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개인의 삶은 어떤 사람을 만나서 어떤 인간관계를 맺고 사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남에게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온화하게 미소짓는 얼굴로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 남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남을 간섭하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자기가 옳다고 고집부리지 않으며 남과 다투지 않아야 한다. 출세하거나 재산이 많다고 자랑하지 말고 입은 닫고 지갑은 여는 베푸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노후에는 행복의 원천을 자식이나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두어야 한다. 그러면 가족과의 관계, 내 삶에서 우선순위 등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재산은 죽은 후에 자식들에게 물려주려고 하지 말고 살아있을 때 자식의 성장과정에 따라 계획을 세워 나눠주는 것이 좋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가진 것을 잠시 가지고 있다가 언젠가는 모두 버리고 떠나야 한다. 그러므로 유산으로 남기지 말고 자신을 위해 쓰고 남에게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

사람들은 나는 안 죽을 것처럼 생각한다. 인생의 죽음은 엄청난 일이다. 인생의 출생은 죽음과의 약속이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인 여행이다.

삶이 경이로운 것은 그 의미를 깨달았을 때이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삶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삶의 유일함에 대하여 깊이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살아있음의 소중함과 기쁨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인생이란 하루하루가 모여서 이루어지는 만큼 그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사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것이다. 그대에게 살 날이 딱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그 마지막 날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하루하루를 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하루라고 여기고 열심히 후회없는 삶을 영위하라. 인생이란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끊임없이 끊임없이 빠져나가고 있다. 인생이란 언젠가는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다.

인생의 시계는 단 한 번만 멈춘다. 죽음은 불가항력의 방문이요, 필연의 손짓이다. 죽음은 마치 빚쟁이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생의 유랑을 모두 마칠 때 지나온 이야기들은 어둡고 고요한 무덤속에 묻는다.

따라서 죽음을 앞둔 사람이 가장 후회하는 일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더 표현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울면서 태어났다. 그러나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웃으면서 떠날 수 있도록 자기가 가진 재산과 사랑을 다 베풀며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인생 노을지는 해처럼 저물거든 한세상 덧없이 살다간 육신 청산에 벗어놓고 별들이 모여사는 그곳으로 모든 것 다 버리고 바람처럼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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