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시간(時間)과 공간(空間)과 그리고 인간(人間)
상태바
장강칼럼 - 시간(時間)과 공간(空間)과 그리고 인간(人間)
  • 장강뉴스
  • 승인 2021.03.01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일중(논설위원)

이십사절기의 셋째 우수(雨水) 다음 경칩(驚蟄)은 3월 5일이다.

최일중
최일중

겨울의 빈 자리를 메우고 온천지에 따스한 기운을 전하는 계절이다. 얼음이 녹고 대동강물이 풀리며 개구리를 비롯한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생명의 계절이기도 하다.

시작은 탄생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탄생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이루어지고 끝은 죽음을 의미하는데 언젠가는 죽음의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시작과 끝은 두 번은 없지만 시작 전에 다른 끝 이후에 다른 시작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작에서 끝이 오고 또 다시 시작이 되는 (것이) 만물의 흐름이 아닐까요?

시간은 흐른다. 지금 흐르고 있는 시간도 바로 과거가 되어 버린다.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과거가 다 자랑스러운 것들로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과거는 치욕적이며 치명적이기도 해서 돌이키고 싶지 않다. 어제는 오늘의 과거이고 내일은 오늘의 미래이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의 미래이고 오늘은 내일의 과거이기도 하다.

시간은 대자연의 흐름 우주의 불변의 대법칙이다. 흘러가는 시간은 매듭이 없지만 인간이 시간을 쪼개서 사이(間)와 구별을 만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간 앞에 모든 존재는 복종한다.

시간이 흘러가면 생겨나거나 사라지거나 약해지거나 강해지거나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 문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모든 일에는 때(時)가 있다. 일어날 때, 일할 때, 말할 때, 침묵할 때, 가야할 때, 멈출 때, 물러날 때, 쉬어야 할 때, 남을 배려해야 할 때 등 우리는 수많은 때를 만나서 때에 맞게 지혜롭게 생각하고 말하고 처신해야 한다. 이것이 인생이다.

때에 맞게 지혜롭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죽을 때까지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겪으며 배우고 노력해도 부족한 일이다.

부족하고 불완전한 삶이 인간 보편적인 존재 양식이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잘나나 못나나 죽는 날까지 배우고 노력해도 부족한 일이다. 부족하고 불완전한 삶이 인간 보편적인 존재양식이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잘나나 못나나 죽는 날까지 끝없이 겸손하고 끝없이 배우고 끝없이 성찰하면서 노력해야 한다.

재주는 약간 있으나 편견과 오만에 차 있는 경박한 재승박덕(才勝薄德)한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참 한심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공간은 장소이지만 때로는 자리, 직책, 환경을 의미할 때도 있다. 있어야 할 곳, 가지 말아야 할 곳, 온 몸을 던져야 할 곳, 지나가야 할 곳 등 우리는 한시도 장소를 떠나서는 생존할 수가 없다.

장소가 앉아 있는 자리나 직책, 환경을 의미할 때는 많은 연상이 떠오른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자리가 바뀌니 사람이 달라졌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不倫)이라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만큼 지금 세상은 경박하고 의리없고 조변석개(朝變夕改)가 판치는 세상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불나방이 불을 보고 죽을 줄도 모르고 돌진하듯이, 돈과 권력, 명예를 보고 무조건 돌진하는 각박한 세태(世態)는 날이 간다고 호전될 전망은 없다.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은 인생 도처(到處)에 상처 입은 실패자, 낙오자(落伍者), 불만자(不滿者)를 양산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과 몸이 아프고 잘못되어서 가게 되는 병원과 교도소는 날이 갈수록 확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누구나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시간과 공간, 인간이라는 세 가지 사이 삼간(三間)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태어나는 시간과 장소 그리고 부모는 선택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것은 엄숙한 운명이요, 숙명이다.

그러나 자라면서 점차 시간과 공간, 인간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과 판단력을 갖추게 된다. 시간과 공간보다는 인간이 우리의 삶에 더 중요하다고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어떤 사람, 어떤 인간을 만나느냐는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우도 많다. 친구, 선후배, 직장동료 등이 우리의 생각과 삶에 영향을 서로 주고받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특히 한 마음, 한 몸이라는 일심동체(一心同體)의 결혼 배우자의 선택과 만남은 서로에게 주고받는 의미와 영향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부부는 하늘이 정해준 짝, 배필(配匹)이라고 하고 운명적이다. 결론은 인간이 가장 중요하다.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다.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다.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이다.

종교나 사상에 따라서는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사회적, 법적으로 자기 정체성과 판단력을 갖추었다고 보는 성인(成人)은 개인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기 삶 속의 시간과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본다.

자기 삶 속에서 부딪히는 시간과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은 없다.

자기 분수에 만족하는 안분지족(安分知足)과 성취와 행복을 만끽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산다는 것은 소소한 행복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행착오와 미완의 연속이다.

일회적이고 유한한 삶은 너무나 소중하고 고귀하다. 가장 중요한 일은 날마다 시간과 공간, 인간을 선택하고 만나는 자기 자신이 먼저 부지런하고 선하고, 성실하고, 남을 배려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자기부터 변해야 한다.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에 그대로 내던져진 역사적인 실존인 우리들을 좀 더 깨어나서 자신을 성찰하고 소통하고 시간과 공간과 인간을 아름답고 최선의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