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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나눔
  • 장강뉴스
  • 승인 2020.12.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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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미(강진향우, 장강신문 애독자)

인간에게는 받는 단계, 소유하는 단계, 주는 단계가 있다고 한 심리학자는 말했다.

서상미
서상미

물질이나 지식, 권력 등을 받으면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을 곡식에 비유하여 씨를 심는 단계, 자라나는 단계, 열매 맺어서 주인을 기쁘게 해주는 단계로 표현하기도 한다.

갈릴리 바다와 사해 바다의 차이점을 보면 사해는 받아들이기만 할 뿐 아무 곳으로도 내어놓지를 않기 때문에 아무런 생명체도 살지 못하는 죽음의 바다가 되어 있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만큼 다시 내어놓는 갈릴리는 풍부한 어족들이 살며 척박한 이스라엘 광야의 젖줄이 되고 있다.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 곳과 거저 주는 곳의 차이가 엄청난 것이다. 우물물은 계속 퍼내야만 샘물이 나온다.

고인 물은 썩는다. 물은 흘러가야 한다. 물질이나 돈도 계속하여 돌아가야 경제와 경기가 활성화 된다. 지나친 절약과 억제는 도리어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고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건전한 소비문화와 함께 투자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심리학자들은 실제로 주는 사람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장수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남에게 주는 사람이 고통과 아픔을 적게 느끼고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며 스트레스도 적고 질병에도 덜 걸린다는 것이다.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보다도 구제가 장수에 더 좋다고 한다.

미시간대 학자들이 5년간 400명의 노인 부부들을 조사한 후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수명이 훨씬 더 길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책임자 브라운 교수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연장시킨다라고 했다. 이것은 1999년 캘리포니아대에서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 연구에 의하면 2개 이상의 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5년간 죽을 확률이 63%나 줄어든다고 한다. 결국 남을 돕는 행위는 자기를 돕는 행위라는 것이다.

나눔이라는 것은 참 역설적이어서 남에게 많이 나눠줄수록 자신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뭐든 풍요롭다 보면 남한테 많이 줄 수 있지만 많이 나눠주다 보면 생기는 게 풍요로움이다.

이것은 살아가는 동안 무슨 일에서나 느낄 수 있는 일이다. 나누면 줄지 않고 더 많아지고 바닥이 나지 않고 더 채워진다.

그것이 나눔의 역설이며 나눔의 신비다. 게다가 넘치는 감사와 기쁨, 마음의 평화, 풍요로움과 따뜻한 주변과의 관계 회복 등의 보너스까지 얻게 된다.

프랑스 귀족들은 전쟁이 나면 전장에 나가 싸우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여겼다. 로마는 건국 이후 500년 동안 양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 1로 줄어들었다.

전투에서 많은 귀족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지도층 자제들이 입학한다는 이튼칼리지 졸업생 가운데 2000여명이 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목숨을 잃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 엔드류 왕자도 포클랜드 전쟁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들은 명예를 소중하게 여겼다.

자신만을 위해 부와 명예를 사용한다면 무의미하지만 나누고 희생의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철강왕 카네기, 석유재벌 록펠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가 왜 존경받는가?

그들은 자신이 거둔 이익을 사회에 기쁘게 나누었기 때문이다. 미국 오리곤주에 있는 신문에 마을회관에서 집회가 열린다는 광고가 났다.

그 마을에 사는 한 부부가 이 광고를 보고 참석하게 되었다. 그날 밤 6.25사변 때문에 생긴 한국의 고아들 실상을 알리는 기록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다.

영화가 끝나자 월드비젼의 회장인 밤 피어스가 집회를 인도하면서 청중들에게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그리고 며칠 후 혼자 한국에 가서 고아들을 데리고 왔다.

아내는 깜짝 놀랐다. 한두 명도 아니고 무려 여덟 명이나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농부였던 그들에게는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키울만한 능력도 없었거니와 당시 미국법으로는 입양할 때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었다.

이 일은 신문을 통하여 고아들의 사진과 함께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로 미국 전역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편지가 왔고 그는 더 많은 고아들을 미국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행기가 오리곤주에 도착하자마자 고아들을 자신의 양자로 삼겠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이 바로 홀트아동복지회의 하리 홀트와 벨타와 벨타홀트 부부다. 여덟 명의 고아들을 데리고 어렵게 시작한 고아사업이 오늘날 세계적인 홀트아동복지회가 되었고 나눔의 아름다운 전설이다.

홍적기 시대라고 불리는 때에 메가 캐로스라는 사슴이 살고 있었다. 메가 캐로스는 크고도 아름다운 뿔을 지닌 사슴이었다.

다른 어떤 짐승보다도 메가 캐로스의 뿔은 날로 커지고 또 아름다워졌다. 그러나 그렇게 키지고 또 커지던 뿔은 너무 무거워져서 사슴이 자신의 몸을 지탱할 수 없게까지 되었다.

마침내 메가 캐로스는 그 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모두가 죽고 멸종되어 버렸다.

인생이란 커지면 커질수록 좋을 것 같아도 오히려 그 자체의 중압감 때문에 결국은 붕괴하고 만다.

나눔을 통해 따뜻하고 행복한 삶으로 한 걸음 성큼 다가가는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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