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 시인
가을 고요한 밤
삼라만상이 모두 깊은 잠에 들 때
나 홀로 가만히 앉아
명상을 비러 내심을 관찰해보니
하루 낮 동안의
찌들고 피곤한 외물의 망념에서 벗어나
본래의 청정한 마음이
망념에서 용솟듯 되살아남을 느끼네.
진실은 참으로
엄숙하고도 즐거운 순간이기에
깊은 명상은 부끄러운 나를
영혼으로 인도하는 수양의 첫 걸음이네.
살다보니 세상의 험한 세상에 부딪쳐서
마음의 착용을 꿋꿋이 하지 못하고
망상과 사욕을 떨치지 못함에
씻지 못할 부끄러운 생각이 끝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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