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이수희 시인, 장애인 시낭송회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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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이수희 시인, 장애인 시낭송회 가져
  • 조창구 기자
  • 승인 2020.10.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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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통해 감성을 깨우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이수희 시인 시낭송회
이수희 시인 시낭송회

이수희 시인이 운영하는 문화공간 「꽃이야기」에 지난 24일 광주지역 장애인들이 방문해 감성을 깨우고 치유하는 시낭송회를 가졌다.

이번에 열린 장애인 시낭송회는 광주광역시 발달장애인들이 시인을 직접 만나 작가의 시를 낭송하고 배우는 기회를 갖고자 마련됐다.

4명의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이수희 시인을 찾은 장애인들은 먼저 점심시간에 맞춰 식용 꽃잎으로 만든 꽃잎비빔밥으로 색다른 감성깨우기의 첫 발을 내디뎠으며 이후 장애인들이 직접 선정한 이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그리움만 접수합니다(2013년 발행)’에서 시 한 편씩 골라 직접 마이크앞에 서서 낭송하며 시인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시인과의 만남에 앞서 이들 장애인들은 이수희 시인의 시집을 고른 뒤 1년 가까이 안고 살며 시를 읽으며 시인과의 만남을 고대해왔다고 한다.

이수희 시인은 고향인 강진에 살면서 자연, 꽃, 인간 등 생활속 주제들로 감성적인 시를 주로 써오고 있는 지역 대표 시인 중 한 명이자 꽃차 전문가이기도 하다.

1997년 첫 번째 시집 ‘하늘 눈’을 시작으로 2집 ‘봄은 지금 배달중’, 3집 ‘그리움만 접수합니다’, 4집 ‘민들레학교’ 출간했으며 현재 다섯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시작된 시낭송은 ‘커피 맛에 실린 버스’, ‘핸드백’, ‘자두꽃이야기’, ‘꽃사랑’, ‘23번국도에서’ 등의 작품들이 읊어졌다.

시낭송이 끝나면 이 시인이 어떻게 작품을 고르게 됐는지, 맘에 든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묻는가 하면 시를 짓던 당시의 상황과 감정들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이 시인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수희 시인은 시낭송 중간에 감정이 격해진 참가자를 달래며 잠시 쉬었다 발표하게 하며 갑작스런 생리현상에 자리를 비운 발표자들을 다독이며 자연스럽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시낭송회 중간에는 김학나 시낭송가이자 동화구연가가 깜짝 출연해 반갑다며 인사를 건넨 뒤 시낭송을 잘못한다 떨린다 등으로 너스레를 떨며 잘한다고 들어주세요라며 부담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 시낭송가는 ‘백련사 편지’란 시낭송에 앞서 몸 풀기와 동요를 율동과 함께 하며 웃음과 박수가 넘치는 분위기를 달궜다.   

장애인들의 시낭송회가 끝난 후 미리 준비한 장미꽃 한 송이씩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또 이수희 시인도 자신의 시 중 ‘봄은 지금 배달중’이란 시를 낭송하며 가을을 맞아 더 많은 희망과 기쁨의 봄이 여러분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는 쉽게 질문에 나서지 못하는 참가자들에게 편지나 SNS로 언제든지 편하게 보내주면 답장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수희 시인은 “비록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지만 멀리 광주에서 시집을 읽고 공부해와 감사하고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며 “시를 통해 감성을 깨우고 조금이나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가 된 것 같아 흐뭇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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